박기춘,“당의 화합과 결속 위해 조정자 역할 하겠다”
박기춘,“당의 화합과 결속 위해 조정자 역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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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임 사무총장 박기춘

19대 총선부터 18대 대선, 4월 재보선 등 굵직한 선거에서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완패’를 당했다. ‘60년 전통’의 명맥과 ‘127명의 현직 의원’으로 ‘제1야당’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온 민주당이었지만 이번 대선패배의 상처는 너무나 깊었다. 시쳇말로 민주당은 ‘맨붕’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다시 일어서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중심에 박기춘 신임 사무총장이 있었다. 원내대표직에서 사무총장직을 새롭게 수행하게 된 그는 다시 한번 당을 위해 신발끈을 동여맸다.

 

박기춘 원내대표 신임 사무총장에 발탁
파격 강등…박기춘 “신발끈 다시 맬 것”
박, “강한 야당 만드는 밑거름 역할 다짐”

지난 15일 대선 패배 후인 지난 12월28일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 선출된 지 138일만에 원내사령탑에서 물러나면서 민주당 신임 사무총장으로 변신한 박기춘. 그가 김한길 대표의 부름을 받고 제1야당의 살림꾼인 사무총장으로 ‘파격 변신’해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등을 총괄하게 된다. 민주당의 향후 명운이 앞으로 있을 두 선거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그의 새로운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박기춘 “이기는 민주당 만드는데 일조”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며 사무총장으로서 소견을 밝힌 박 신임 사무총장은 “당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기 위해 당 지도부와 당직자, 중앙당과 시도당, 당과 원내와의 사심없는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강한 야당을 만드는 데 밑거름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초 사무총장에는 ‘내부 혁신과 결속을 통해 당을 재도약시킨다’는 김 대표의 의중을 관철할 직계 인사가 배치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이 때문에 박 원내대표는 그동안 한번도 사무총장 하마평에 오르내리지 않았다. 또 현직 원내대표가 사무총장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전례가 없다. 박 원내대표도 이 같은 문제들 때문에 처음에는 김 대표의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대표가 ‘계파를 고려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능력있는 인물을 기용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며 박 신임 사무총장을 찾아가 설득 끝에 수락을 받아냈다.
박 신임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원내대표로서의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변화의 한복판에서 폭풍을 헤쳐온 기분”이라며 “임기 종료 3일 전인데도 전대미문의 국격실추 사건이 온나라를 뒤흔들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원내대표로서 가장 큰 성과로 자신이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게 돼 있었으나 당 혁신을 위해 이를 고사하고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추대를 만장일치로 끌어낸 점을 언급하며 “당이 분열될 위기에서 비대위 출범의 교두보를 만든 것이 작지 않은 성과였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후에 있었던 정부조직법 협상에 대해선 “청와대의 제동과 지침 탓에 매일 인내하고 양보하고 결단했다”며 “여당에 끌려 다닌다는 비판에 괴로웠지만 끝내 결실을 거두고 대화와 합의의 정치라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자평했다.
새 정부의 공직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인사검증을 나름의 성과로 평가한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불통인사가 결국 ‘윤창중 성추행 쇼킹’ 사태를 불러왔다”며 “독선과 아집은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교훈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신임 사무총장은 “(여당이) 노골적으로 대기업과 부자를 대변해 경제민주화 법안이 법사위에서 막혔다”며 “노동자의 아픔을 함께하지 않으려는 (여당) 지도부를 볼 때면 국민투표를 해서라도 (관련 법안을) 관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후임 원내 지도부에게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사건 국정조사 추진 ▲개헌 특위 구성 등을 후임 원내대표의 과제로 언급하며 “막중한 책임을 갖고 국민의 민생과 당의 발전, 정치혁신에서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살림꾼 역할 톡톡

민주당 신임 사무총장에 발탁된 박 의원(경기 남양주을)은 계파색이 옅은 중도성향의 수도권 3선 의원으로 그동안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원내 전략통이었다. 원내대표시절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합의·추대해 당의 기틀을 마련한 뒤 당 안팎의 갖가지 일을 도맡는 ‘살림꾼 역할’을 해왔다.
1956년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내각리에서 태어나 풍양초와 광동중·고, 대진대 행정학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를 나온 박 신임 사무총장은 고려대 정책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경희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땄다. 중고교 시절 배구선수로 활약하기도 한 그는 고교 졸업 후 농협에 공채로 취직했다가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1977~1980년 군 생활을 했다.  30대 초반 13~14대 국회에서 입법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 정계에서는 국회 입법보좌관부터 경기도의원 등 두루 경력을 쌓아왔다.
박 신임 사무총장은 제 4·5대 경기도의원을 거쳐 2002년 지방선거 남양주시장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낙선했다. 이후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당시 후보의 경기도지역 특보 겸 경기도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남양주시 지구당 창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이 몰아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원내에 진입했다.  이후 열린우리당 사무처장, 국회 행정자치위 법안심사소위원장, 국토해양위 간사,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정치개혁특위 간사 등을 두루 거쳤다.
19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그는 지난해 4월 원내대표 경선 출마의사를 밝혔다가 18대 국회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지원 당시 후보자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박 신임 사무총장은 정치권에서 가장 ‘정보가 많은’ 의원이자 ‘협상의 귀재’이며, 정부와 여당의 ‘저격수’로 불리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여당과의 협상이 잦은 원내수석부대표도 2번이나 맡았던 전력이 있다.

계파초월 의원들과 두터운 친분 유지

지난해 6월 대선을 앞두고 ‘박지원 원내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원내수석부대표로 호흡을 맞췄고, 대선 기간에는 원내대책본부장을 맡아 원내상황을 지휘했다.
이후 8개월간 원내수석부대표로 활동하다 지난해 12월 박 전 원내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하자 원내사령탑에 도전, 원내대표를 맡아왔다.
원내대표 재임 기간에는 계파갈등이 심화된 당내 간격을 좁히기 위해 각 의원들의 입에 귀를 기울였다.
박근혜정부 취임 후 지난 2월 국회에 제출된 정부조직법 처리 과정에서 새누리당을 압박, 50여일간 마라톤 협상 끝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아 협상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여러 의원들로부터 원내대표 연임 도전을 권유받았지만 고사하던 중 ‘김한길 체제’에서 사무총장으로 중용됐다.
당내에서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며 계파를 초월해 소속 의원들과 두루 친분이 두텁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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