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16일 국립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을(乙)을 위한 민주당 광주선언'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선언문을 통해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오늘날 정치민주화를 넘어 갑(甲)인 경제권력에 아파하는 '을'을 위한 경제민주화라고 우리는 믿는다"며 "광주정신은 이제 '을'의 존엄을 지키는 민생정치와 복지국가 구현으로 계승되고 승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언문에는 "2013년 민주당의 깃발은 1980년 광주의 깃발처럼 높이 펄럭여야 한다"며 노골적인 '광주 구애(求愛)' 표현도 불사했다.
김한길 대표는 안 의원보다 하루 앞서 광주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18일 공식행사가 있어 당 의원들이 따로 모여 오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온 것"이라면서도 "광주·전남 당원이나 도민, 시민들에게 우리에게 광주·전남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알리는 의미도 있다"고 답했다.
이날 선언한 '을(乙)을 위한 광주선언'에 대해서는 "5·18을 앞두고 우리에겐 특별한 곳인 광주에 와서 다시 우리 의지를 다지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고 답했다.
광주선언에는 72명의 소속 의원을 포함해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 300여 명이 대거 참석하는 등 호남에서의 '안풍(안철수 바람)'을 견제하려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났다.
18일 5·18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에는 김한길 대표를 비롯해 전병헌 원내대표, 신경민·조경태·양승조·우원식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박지원 전 대표, 박영선 의원과 천정배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국가보훈처가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 데 대한 항의 차원에서 김 대표만 기념식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입장을 바꿔 지도부와 함께 장병완, 이용섭, 박주선, 주승룡, 우윤근 의원 등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안철수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첫 지방행(行)으로 17일 김해 봉하마을 방문에 이어 이날 밤 광주로 와 5·18기념식 전야제에 참석했다.
그는 국가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에 대해 "많은 국민들 사이에 문화와 전통으로 자리잡은 상징적인 곡을 무리하게 변경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말로 광주시민들을 만났다.
18일 5·18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에 참가한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광주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정신'을 강조하며 민주당을 직접 겨냥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민주당과 분명한 대척점을 갖고 독자세력화에 대한 호남의 지지를 거듭 호소한 것이다.
안 의원은 "관성에 젖고 기득권에 물든 기성 정치는 광주 정신을 계승하기 보다 열매를 향유하는 것에만 열중했다"며 "정치적 리더십이 희생과 헌신보다 오로지 지역주의라는 이념에만 몰두해왔다"고 비난했다.
오랫동안 호남에서 '정치적 맹주' 역할을 해온 민주당에 대해 작심하고 비판한 발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한동안 광주 정신은 시대의 슬픔을 넘어 대한민국의 이정표를 세우는 커다란 좌표였지만 이제 그 좌표가 흔들리고 있다"며 ""지난 대선과정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변화에 대한 열망을 온전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광주는 한국정치의 물줄기를 바꿔왔다"며 "과거 광주가 그래왔듯 지금 광주 역시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씨앗이 돼주시고 중심이 돼주시기 바란다. 저는 그 마중물이 되겠다"고 결연한 의지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