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다 스크린도어(PSD)가 더 비싼가?
안전보다 스크린도어(PSD)가 더 비싼가?
  • 하창현
  • 승인 2005.08.11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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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다발지역이라도 광고효과 없으면 후순위로 밀려
서울지하철공사가 오는 2008년까지 지속적으로 설치할 예정인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인 `스크린도어(PSD)`가 승객의 안전은 뒷전인 채 설치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논란이다. 현재 서울지하철공사가 올 12월까지 PSD를 설치할 예정인 역사는 모두 16곳. 이 중 강변ㆍ이대역 등 12곳은 민간자본을 도입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자본으로 PSD사업을 추진하는 12개 역사 가운데 2004~2005년에 사상(死傷)사고가 2건 이상 있었던 곳은 강변ㆍ이대역 등 2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5곳은 사상사건이 지난 2년간 1건에 그쳤다. 이에 반해 지난 2년간 사상사고가 2건씩 발생해 PSD 설치가 시급한 구로공단, 연신내, 구의, 신대방, 불광, 충정로, 3호선 종로3가, 동작역 등은 멀찌감치 후순위로 밀린 상황이다. 사상사고 발생 빈도가 낮지만 PSD를 설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다. 한 역사의 PSD 설치비용은 대략 30억원선. 서울지하철공사는 이 비용을 민간사업자에게서 조달하고 민간사업자는 향후 22년간 광고 유치권을 갖게 된다. 당연히 민간사업자는 광고 효과가 좋아 유치가 수월한 역사에 우선적으로 PSD를 설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해 설치해야 하는 서울지하철공사의 PSD사업이 승객은 안전과는 상관없이 서울지하철공사와 민간사업자의 수익 논리에 밀려 설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한 개 역사당 30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필요한데 민자사업자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으며 어쩔 수 없이 광고 유치가 쉬운 역사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시킨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2004년 지하철 사상사고는 모두 33건이며, 올 6월 30일 현재까지 모두 19건의 사상사고가 발생했다. 사상사고의 92%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이고 나머지 8%만 과실 등으로 인한 사고로 알려져 사고 다발지역에 대한 PSD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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