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한숨 ‘푹푹’ 내쉬는 사연
LS전선, 한숨 ‘푹푹’ 내쉬는 사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적부진·재무악화 등 악재 몰아쳐

LS전선이 또다시 비보를 전해왔다. 실적은 주춤하고 부채비율은 급증했다는 소식이다. 전산업계 불황 때문이라지만 상황이 나빠도 너~무 나쁘다. 나 역시도 힘든데 딸린 자식들까지 줄줄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자금수혈, 경영관리 등 책임은 LS전선 몫이다. LS전선으로서는 이중고에 허리가 휠 지경인 셈. 올해에는 실적개선이 전망되지만 LS그룹 전체실적을 갉아먹는다는 비난에서 아직 벗어난 것은 아니다. LS전선 상황을 들여다봤다.

사진출처 : LS전선 홈페이지 캡처

부채비율 3년 만에 500%에서 1000%로
“SPSX·코스페이스 등 계열사도 어려워”

15일 LS전선이 분기보고서를 통해 2013년도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LS전선의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1조8326억원, 영업이익은 294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13.56%, 134.69%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바닥을 뚫었다. LS전선은 올해 1분기 2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보다 184.13% 급감한 수치였다.

물론 LS전선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S전선은 2011년, 2012년에도 각각 1720억원과 3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당기순손실은 3개월 치, 지난 2년간은 1년 치라는 점에서 LS전선의 2013년도 1분기 당기순손실이 적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전선업계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매출 과반을 거둬들이는 LS전선 특성 상 글로벌 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트레이드증권 김준섭 연구원도 “LS전선 미국 자회사는 유럽에도 물량을 공급하는데 최근 유럽경기가 좋지 않아 매출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발목 잡는 SPSX

LS전선은 부채비율도 높았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S전선의 올해 1분기 부채는 5조5400억원이었다. 자기자본은 5420억원이었고 부채비율은 1022.1%(부채/자기자본)였다. 문제는 부채비율이 급증한 데 있다. 2010년 LS전선의 부채비율은 533.6%(부채 4조5335억원, 자기자본 8496억원)였다. 3년 만에 부채비율이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수준이 적정하다고 판단된다.

부채비율 급증과 관련해서는 ‘Superior Essex Inc.(슈페리어에식스, SPSX)’가 이유로 꼽힌다. 2008년 LS전선은 ‘Cyprus Investments Inc.(사이프러스인베스트먼트, 사이프러스)’를 설립한 뒤 SPSX를 인수했다. 사이프러스는 SPSX의 지분 100%를 보유한 동시에 LS전선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즉 LS전선이 사이프러스를 통해 SPSX를 관리하는 구조인 것이다.

LS전선은 SPSX를 인수하는 데 총 9억1900만달러를 투입했다. 회사채를 발행해 사이프러스에 3억4600만달러를 투자했고, 산업·국민·하나은행 등에게 4억달러를 빌렸다. 외부차입을 통해 마련한 7억4600만달러(약 9000억원)였다. 여기에 재무적 투자자인 국민연금으로부터 1억7300만달러를 지원받기도 했다.

막대한 돈이 투입되다보니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 LS전선은 “주로 아시아·중동지역에서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가 필요했다”며 “SPSX의 권선부문과 LS전선의 고부가가치 산업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기대처럼 상황이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다. LS전선은 차입금 4억달러 중 1억1000만달러를 조기상환하고, 사이프러스에 1억3000만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재무부담 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사정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사이프러스는 2011년 402억원, 2012년 4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LS전선은 SPSX 경영관리에 본격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SPSX가 유럽시장에서 기록한 적자가 SPSX 전체실적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SPSX는 북미시장에서는 실적개선을 보였지만 유럽시장에서는 여전히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S 측은 SPSX의 유럽법인 수를 축소하거나 고부가가치 제품(권선→광케이블)으로 전환하는 등 SPSX 수익성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계열사들도 ‘썩~’

LS전선 다른 계열사들도 사정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LS전선 국내외 계열사 18곳 중 10곳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들의 부채비율 규모도 컸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계열사는 8곳에 달했다. 이중 가장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한 곳은 LS Cable Japan Ltd.였는데 수치만 3300%를 넘었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계열사도 4곳이나 됐다. 코스페이스, LS Cable Malaysia(말레이시아), LS International Shanghai(중국), LS홍치전람유한공사(중국)이 바로 그곳이다. 특히 LS전선이 야심차게 인수한 계열사들의 자본잠식이 눈에 띈다.

이중 코스페이스는 2004년 LS전선이 인수한 회사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성 탑재용 초고주파 부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최근에는 LS전선이 9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수혈에 나선다고 밝힌 계열사이기도 하다. 자산이 22억원에 불과한 코스페이스에 LS전선의 90억원 지원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였다. LS전선은 코스페이스 위성·방산사업을 직접 꾸려나갈 계획이었으나 인건비 등 간접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로 자금수혈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S전선은 4월 17일 코스페이스에 41억원을 빌려주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차입금에 대한 상환일은 6월 28일로 이는 코스페이스의 운영자금으로 쓰이고 있다.

LS홍치전람유한공사도 LS전선이 2009년 인수한 회사다. 2010년 17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뒤 2011년 234억원, 2012년 134억원 당기순손실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LS전선의 이 같은 상황은 LS그룹 전체에도 타격을 줬다. 특히 지난 4분기 LS그룹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는데 LS전선이 주범으로 꼽혔다. 현대증권 전용기 연구원은 “LS그룹이 영업이익 예상치를 30% 하회하는 어닝쇼크 수준이나 대부분 LS전선 실적악화가 주원인”이라고 꼬집었다. ‘LS그룹 전체실적을 갉아먹었다’는 뭇매를 한 몸에 받은 것이다.

다만 LS전선은 해외시장에서 얻은 수주성과가 본격 반영돼 올해 실적개선이 점쳐진다는 데 한숨 돌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년도 LS전선이 어려움을 털어내고 부상할 그날은 언제쯤일까. LS전선의 화려한 부활이 기다려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