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인 갈등과 분노 삭이지 못해 참극 빚고...돈 앞에서는 혈연도 없어
가족이나 친지, 친구 등 혈연관계거나 가까운 사람을 살해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 재산 문제로 부모 숨지게
김모씨(66)는 2002년 새어머니 소유 토지를 자기 처제 명의로 바꿨다. 계모(90)는 김씨 부부가 재산을 빼앗았다고 이웃들에게 하소연했다.
김씨는 이 일로 계모와 크게 다툰 뒤 강제로 목구멍에 화장지를 넣어 숨지게 했다. 김씨는 최근 법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양모씨(31)는 안방에서 자고 있던 아버지(61)와 어머니(59)를 살해한 혐의로 15일 긴급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여자친구(21) 교통사고 합의금이 필요하다는 거짓말로 돈을 요구했다. 연금으로 생계를 꾸리던 부모는 이를 거절했고, 양씨는 이에 앙심을 품고 둔기를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 부인ㆍ남편이 원수?
부인과 별거하고 있던 양 모씨(47)는 지난해 처가에 들렀다가 부인이 다른 남자와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 격분한 그는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부인을 흉기로 찔렀다.
장인(65)과 장모 (62)에게도 "딸을 이놈 저놈에게 퍼 돌렸다"며 다시 흉기를 휘둘렀다. 부인과 장모는 숨졌고, 장인은 중상을 입었다. 유씨는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20년을, 최근 고등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 밭 버려놨다며 20년 지기 숨지게
밭을 버려놨다며 20년 지기를 숨지게 한 일도 있었다. 충남 조치원읍 박모씨(73)는 지난달 이웃 윤모씨(73)에게 제초제를 강제로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윤씨가 자기 밭에 제초제를 뿌렸다고 의심한 것이 이유였다.
■ 음주운전 말리는 것도 싫어
또 인천에서는 음주운전을 말리는 장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4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17일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려는 자신을 말리던 아내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이를 제지하던 장모를 살해한 마모(46)씨를 붙잡아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마씨는 지난 16일 밤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소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려다 이를 말리는 자신의 아내 김모(45)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혔다. 마씨는 또 옆에서 함께 음주운전을 말리던 장모를 흉기로 찔러 결국은 숨지게 했다.
경찰 조사결과 마씨는 10년 전 재혼한 김씨와 최근 이혼문제 등으로 자주 다투어 왔으며, 이날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려다 김씨가 처남을 시켜 자신의 자동차 열쇠를 빼앗자 이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 미운 정도 없었나...양육권 다툼 전남편 살해
이 밖에도, 지난 11일 광주에서 발생한 친족살인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혼한 전 남편을 살해하거나 전처와 딸을 살해하려 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경기 부천경찰서는 16일 자녀 양육권 문제로 다투다 이혼한 전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박모(31·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전 3시40분쯤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 J교회 앞길에서 2년 전 이혼한 전 남편 김모(32)씨와 자녀 양육권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김씨 가슴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부산광역시 부산진경찰서는 자신을 무시한다며 전처와 딸을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이날 김모(5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전처 이모(44)씨가 재혼해 주지 않고 자신을 무시한다며 지난 13일 오후 10시40분쯤 부산진구 양정동 모 아파트 이씨 집에 찾아가 둔기로 이씨의 머리를 내려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6월17일에도 이씨 집에 찾아가 “왜 나를 무시하느냐”며 딸(21)의 목을 조르고 흉기로 배를 찔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소한 계기에 격분해 살인이 일어나지만 근본적으로는 갈등이 켜켜이 쌓였기 때문"이라며 "해결하지 못한 사소한 분쟁이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지고 또 참극으로 번지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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