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 의미 없이 영화관을 찾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스크린을 주시했다. 그러나 얼마 안 돼 아이돌의 지명도에 편승한 영화라는 선입관을 완전히 버렸다. 조금 뒤에는 눈물을 질질 짜내는 영화라는 편견도 버렸다.
5월30일 개봉한 ‘뜨거운 안녕’ 이야기다. 사고뭉치 톱 아이돌 가수 ‘충의’(이홍기)가 폭행 사건에 연루돼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호스피스 병원에 가서 일을 시작하는데서 영화는 시작된다.
호스피스 병원이면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은 중환자들이 경건하고 엄숙하게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곳으로만 알았다.
영화 속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뇌종양을 앓는다는 조폭 출신 ‘무성’(마동석)은 충의의 담배를 죄다 빼앗아 피우고, 배식되는 소시지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간암 말기의 전직 무명 가수 ‘봉식’(임원희)은 딸의 학비를 번다는 이유로 밤마다 병원을 빠져나가 읍내 야간업소에서 기타 연주 아르바이트를 했다. 백혈병 투병 중인 초등학생 ‘하은’(전민서)은 “살아있는 동안 모든 것을 추억을 남겨야 한다”며 휴대전화 카메라로 충의의 일거수 일투족을 몰래 촬영하는 소녀다.
이들이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일반인들과 다를바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나쁘게 말하면 이보다 더한 ‘나일론 환자’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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