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 회고록서 김영삼 설득 드러나
박철언, “롯데 신격호 회장,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1990년 합당 권유했다”
11일 발간된 박철언 전 의원의 회고록 ‘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에 롯데 신격호 회장이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에게 3당 합당을 적극 권유했다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어 신 회장 측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는 5.6공과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등 박 전 의원이 활동했던 80년대부터 최근까지 20여년간의 막후 정치비사가 담겨 있다.
박 전 의원의 회고록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는 이유는 최근 드러난 안기부 x파일에서 삼성그룹이 비판의 표적이 되고, 두산그룹은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이번에는 정치권과 롯데의 유착이라는 또다른 단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특히 3당합당이라는 정계개편에 신 회장이 상당히 개입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향후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공개된 박철언 전 의원의 회고록에서 3당합당이 성사되기까지 신격호 롯데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가 쓴 회고록 ‘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에 따르면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신 회장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몇차례 만나 김영삼씨에게 3당 합당을 권유해 주도록 권유했고, 그 결과 YS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박씨에게 “신격호 회장과 YS는 오래 전부터 가까운 사이다. 자금 지원도 상당히 해주고 있는 듯하고 깊은 대화를 나눈다”며 신회장을 만나라고 지시했다는 것.
신격호 회장은 또 정계개편에 대한 소신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박씨에게 “앞으로 내각제 개헌을 통해 YS가 수상, JP는 대통령을 하고 그 다음에는 민정당에서 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고 회고록은 전한다.
그 이후의 과정은 그의 말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신회장과 친분이 깊은 김영삼씨는 대권까지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박 전 의원의 자서전 내용에 대해 롯데 측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롯데 측은 “박철언 씨의 책 내용엔 구체성이 없다. 신 회장이 김 전 대통령에게 언제 얼마의 자금을 줬는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도 적시돼 있지 않고 그저 심증만 적어놨을 뿐이다”라며 “자서전은 이야기할 가치도 없다”고 일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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