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총리, 정 장관의 호남맹주 싸움
고 총리, 정 장관의 호남맹주 싸움
  • 김부삼
  • 승인 2005.08.20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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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1위 고건 - 집권 여당의 유력 대권 후보 정동영의 격돌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고건 전총리가 호남 맹주자리를 두고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다. 호남민심은 노무현 정부 탄생과 4·15총선을 거치면서 정 장관에게 향했다. 정 장관도 사실상 자신이 ‘호남의 적자’임을 자임했다. 그러나 고 전총리가 각종 대권 관련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차기 대권지형을 바꾸자 호남 민심도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고 전총리가 호남을 접수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전남권의 경우 고 전총리에 기울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고 전총리는 전남도지사출신으로 이 지역과 연이 많은 인물”이라며 “고 전총리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조만간 호남권의 확실한 대권 주자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최근 고 전총리가 박준영 전남지사의 초정으로 광주를 방문했을 당시 지역 분위기에서도 감지된다. 고 전총리의 5·18묘역참배에는 최인기 민주당 의원과 강운태, 김영진 전 의원 등 민주당 당직자와 지지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그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고 전총리도 호남에 대해 애정을 쏟고 있는 눈치다. 고향인 군산에 장학재단을 설립해 눈길을 끌었고 광주 방문에서는 전남도지사 출신임을 강조하고 97년 문민정부 국무총리시절 5·18의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호남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전총리가 호남에서 급부상하자 다급해진 사람은 정 장관이다. 호남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각됐던 정 장관이 지역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정 장관 진영은 고 전총리가 호남발 정계개편의 ‘키’로 등장한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특히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호남권 의원들조차 고 전총리에 대해 호감을 드러내며 정계개편이 있을 경우 참여할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가 당내부에서 나오자 정 장관 진영은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호남의 맹주자리는 절대 내줄 수 없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정 장관은 전북 순창, 고 전총리는 전북 군산 출신으로 두 사람 모두 호남을 대표하는 차기주자로 ‘호남의 맹주’자리를 놓고 한판 격돌이 불가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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