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한나라당의 제갈량이라고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한나라당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선거지략가로 통했던 인물이며 언론에서는 ‘범여권의 책사’로 호칭하고 있다. 특히 여야를 넘나들고 진보·보수를 횡단하며 정치권의 ‘책사’로 불렸다. 그런 그가 이번엔 정치소비자협동조합 ‘울림’을 만들었다. 40년 정치 인생의 윤 전 장관은 이제 국민의 ‘책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정치 실험을 시작하려 한다.

정치 ‘멘토’ 윤여준 ,정치협동조합 ‘울림’ 발족
‘울림’의 목표는 경제적 이익 아닌 ‘가치의 확산’
“정치를 시장의 개념으로 보면 국민들은 소비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울림의 탄생시킨 배경을 “정치 소비자들(국민)이 정치 생산자(정당, 정치인)들을 제대로 평가하자는 운동이다” 라고 설명했다. 윤 전 장관은 “정치를 시장의 개념으로 보면 국민들은 소비자이고 정당과 정치인들은 생산자”라며 “하지만 유독 정치만큼은 생산자들이 소비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울림’은 정치 향한 쓴 소리 요구
윤 전 장관은 “정치 소비자인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욕만 하면서 정치를 소비하지 말고 생산자인 정당과 정치인을 압박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이 지난 해 대선 이후 정치소비자협동조합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으면서다. 결과는 쓰디쓴 패배였다. 특히 주권자인 국민들의 반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윤 전 장관은 “유권자들이 평소 정치에 냉철하지 않으면 선거 때 현란한 구호로만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과 국민들이 민생을 챙겨달라고 요구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정치권은 권력 다툼과 이데올로기만 앞세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불신과 혐오가 분노와 경멸을 낳는 악순환의 정치를 만드는 데 국민들도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평소 정치(생산자)를 향해 예리한 눈을 가지려면 민주주의와 공공성 등이 왜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울림’의 목표가 경제적 이익이 아닌 가치의 확산”이라며 “정치소비자협동조합 ‘울림’은 이런 점에서 소비조합이자 생산조합이다”고 강조했다.
‘울림’은 지난달 중순 서울시로부터 협동조합 인가를 받았다. 현재 조합원은 40~50대 초반 직장인 20여명이다. 윤 전 장관은 “조합비를 1만원으로 책정해 대학생도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전국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해서 이달 중에 정식 발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창기에는 유명인사들을 중심으로 꾸리자는 내부 의견도 나왔지만 국민들이 직접 정치를 바꾸자는 취지에 맞지 않다는 반대가 많았다고 한다. 활동은 온·오프라인을 망라할 계획이다.
현재 윤 전 장관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과 정치 아카데미, 정치 담론 캠페인 등을 구상하고 있다.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제도적으로 감시하는 방안도 연구하기로 했다.
윤여준 “새 정치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과거 안철수 의원의 멘토였던 윤 전 장관은 울림 탄생의 목적을 보다 구체화 했다. 안 의원의 정치 세력화의 성공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새 정치’의 구체적 내용을 주문한 것이다.
윤 전 장관은 지난달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과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새 정치를 하겠다는 말과 새 정치에 맞는 사람들을 모으겠다고 했지만, 정작 새 정치가 무엇인지 이야기 하지 않고 있다”며 “그가 내놓는 새 정치가 인정받고, 그가 모으는 사람들이 새 정치를 추진할만한 사람들이라고 인정받으면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안 의원이 야권뿐 아니라 범여권에서도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그럴 수는 있다”면서도 “그 분들이 안 의원과 함께 하느냐 여부 역시 안 의원이 내놓는 새 정치의 알맹이를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의 첫번째 계기는 10월 재보선일 것”이라며 “재보선에서 괜찮은 성과를 올리면 세력화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최근 안 의원이 광주정신을 언급하며 여야 모두를 비판한 것에 대해선 “하나도 이상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다”며 “원래 안 의원의 입장이 기존 정치를 비판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런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권의 정보통으로 급부상
윤 전 장관의 경력은 화려하다. 윤 전 장관은 경기고등학교와 단국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77년에 공직을 시작해 주일 대사관과 주싱가포르 대사관의 공보관을 맡았다.
전두환 정권 때인 1984년 대통령 공보비서관을 시작으로 노태우, 김영삼 정부때까지 청와대에서 역대 대통령을 보좌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후에는 여의도 정치권으로 자리를 옮겨 한나라당 총재, 정무특보, 여의도연구소장을 맡는 등 여권의 전략통으로 성장했다.
2000년 16대 총선 때는 한나라당 총선기획단장, 선대위 종합조정실장을 맡았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또 2002년 대선때는 한나라당 기획위원으로 활약하면서 당시 이회장 후보의 ‘장자방’, ‘제갈공명’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인연도 깊다. 탄핵역풍이 거셌던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선대위 상근본부장을 맡아 박근혜 대표를 도왔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정치권을 떠났다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문재인 캠프로 ‘전향’
윤 전 장관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건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멘토로 알려지면서 부터다. 윤 전 장관은 안 후보가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할 당시 박경철 씨 등과 함께 진행한 ‘청춘콘서트’의 최초 기획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서는 안 후보의 정치참여를 시사하는 발언을 자주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안 후보가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김여진씨등 300명쯤 된다”고 하면서 거리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과 정치인생의 대부분을 여권에서 보내온 윤 전 장관이 문재인 후보 캠프로 옮겨온 것은 일종의 ‘전향’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후보와 윤 전 장관은 한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이념·지역·당략 등으로 쪼개진 한국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이제는 서로 상생하고 공존하는 통합의 지혜를 찾아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박영선 문 후보 캠프 기획위원은 설명했다.
박 기획위원은 “문 후보는 ‘우리사회 통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윤 전 장관에게 원로로서 역할을 부탁했고, 윤 전 장관이 살아온 길이 항상 공익을 위한 것이었으며 사사롭지 않고 헌신적 사람 가운데 안정감 있는 문 후보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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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권력만을 보고 지나간 한솥밥들을 욕해대는...ㅉㅉㅉ 에라이 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