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정계은퇴, “이젠 평범한 시민으로”
김정길 정계은퇴, “이젠 평범한 시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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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제 저는 정치를 떠나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지역주의에 맞서 수없이 도전하고 좌절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36년간 몸담은 정계를 떠나는 순간이었다.

김 전 장관은 같은 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도 출연해 “90년 3당합당 이후 20년 동안 지역주의에 균열이 많이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여기까지가 제가할 수 있는 한계고 나머지는 후배들이 해야할 몫”이라고 뜻을 확고히 했다.

김 전 장관은 “조용히 정계를 은퇴하려고 했는데 지퇴자치 선거가 1년쯤 남으니 언론에서 차기 부산시장 야권후보로 자꾸 저를 거론했다”며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해둬야겠다는 생각으로 전격적으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장관의 은퇴선언은 부산지역 후배 정치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내년 부산시장 선거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이는 이해성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 김영춘 전 민주당 최고위원, 박재호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이재강 서구 지역위원장, 최인호 전 청와대 부대변인,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의 측근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년간 생각한 끝에 후진에게 선거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만들어주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전 장관이 경선에 나서면 다른 사람들이 위축되고 경쟁력이 떨어지니 열심히 해서 역량을 키워보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 전 장관이 은퇴선언을 하면서 부산시장 선거 출마의사를 지닌 지역인사들의 행보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춘 전 최고위원은 원음방송 ‘민충기의 세상읽기’와의 통화에서 ‘조경태 최고위원과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만약 조 위원이 나오시겠다고 하면 충분히 대화를 해봐야겠지만 불가피하다면 경선도 마땅히 치러야 한다”며 “그걸 피하거나 다른 편법을 찾아서는 좋은 정치를 만들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선불사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김 전 위원은 그러면서 “저희들 야당 정치인들이 저까지 포함해서 입이 아니라 자신을 던지는 구도자적인 자세를 통해 야당정치를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주시고 많이 사랑해달라”며 부산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외에도 김 전 위원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인본사회연구소를 부산으로 옮기는 등 시장선거 도전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조경태 최고위원은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중이다. 조 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최고위원으로서 당을 개혁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당다운 정당으로 거듭나게 해야한다”며 “그 과정에서 제가 해야할 소임에 충실하려 한다. 시장에 대한 생각은 지금까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는 부산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개혁적이고 역동적이고 참신한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시민들이 바라는 부산시장 후보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시민들이 현명하게 선택하실 것”이라고 출마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김 전 장관은 1945년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 12·13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90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에 반대한 이후 지역주의에 막혀 부산에서만 7번 낙선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노무현 정부에서 대한체육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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