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상반기 수출 실적 "할 말도, 내세울 것도 없습니다"
종합상사 상반기 수출 실적 "할 말도, 내세울 것도 없습니다"
  • 오공훈
  • 승인 2003.07.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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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어라..." 종합상사 다섯 곳 중 LG상사만 수출 늘어
국내 종합상사 가운데 올 상반기 수출실적이 지난해 보다 증가한 곳은 LG상사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업의 상반기 수출이 전반적인 신장세(17.7%)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갈수록 종합상사의 입지가 좁아져 '수출 첨병'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퇴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LG상사만 간신히 상반기 흑자 기록 7월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수출 실적은 839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7.7% 증가한데 비해, LG상사를 제외한 타 종합상사들은 전년보다 상반기 수출실적이 줄어들었다. LG상사의 경우, 지난 1~6월(잠정치)기간 중 수출실적은 81억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67억6천만달러)에 비해 19.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LG상사 관계자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과, 사출기 등 산업용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수출이 대폭 증가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대일본 수출이 컴퓨터 등의 산업용 전자 수출 부진으로 인해 주춤한 것을 제외하고는 사스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중국 수출이 21.7% 증가, 홍콩 수출이 138.6% 증가해 간신히 종합상사의 체면을 살렸다. 반면 삼성물산의 상반기 수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3.9% 감소한 103억8800만달러에 그쳤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선박 수출 이관 중단으로 인한 기계류의 수출 감소와 전자부품의 수출 부진으로 인해 상반기 수출이 저조했다. 특히 올해 초 사스와 물류 파업, 이라크 전쟁의 삼중고를 겪은데다 각각 분식회계와 자본잠식으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웠던 현대종합상사와 SK글로벌의 경우 실적이 더욱 저조했다. 청산과 법정관리의 기로에서 헤매고 있는 SK글로벌은 상반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의 20억7656만달러에 훨씬 못미치는 13억7062만달러에 그쳤다. 1, 2월에 3억∼4억달러에 달하던 수출액은 4월에 접어들면서 1억달러선으로 뚝 떨어졌고 5월에는 8992만달러에 머물렀다. 현대종합상사는 6월말까지 누적 수출액이 39억6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60억790만달러에 비해 36% 가량 줄어들었다. 자동차 및 부품, 전기전자, 선박, 철강금속 등 전 사업분야에서 모두 전년에 비해 수출이 저조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당초 상반기 수출목표액인 14억달러에 못 미친 13억달러어치 수출로, 올해 수출목표액 32억달러의 45% 달성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과 거의 비슷한 수치로,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모면한 수준이다. 종합상사 뿐만 아닌 업계 전체 "하반기 수출 전망 매우 흐림" 종합상사의 수출 부진에 대해 업계는 "회계기준의 변경으로 계열사 제품의 '단순수출대행'이 실적에서 제외되는 하반기 수출실적은 더욱 저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하반기 수출실적 저조'라는 암울한 전망은 종합상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세계 각국이 수입규제 움직임을 강화하면서, 한국의 수출 환경이 '최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내놓은 '2003년 상반기 대한(對韓) 수입규제 동향 및 하반기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조선 등 한국주력 수출상품에 대한 잇단 반(反)보조금 공세와 수입규제 확산이 우리 수출전선에 복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7월 말 기준으로 미국 유럽연합(EU) 등 모두 20개국으로부터 139건의 수입규제(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말에 비해 5건이 순수 증가한 것으로, "최근의 불안정한 통상 환경이 지속될 경우, 올해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는 150건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KOTRA는 내다봤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5건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인도(24건), 중국(17건), EU(12건) 등으로 나타나, "선·후진국 구분 없이 한국상품에 대한 수입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KOTRA는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석유화학 제품이 46건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철강 제품 45 건, 섬유류 19건, 전기·전자 12건, 기타 17건 순이었다. KOTRA 관계자는 "올 하반기 세계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디플레이션이 확산될 경우 각국의 수입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부당한 수입규제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 수출 산업의 고도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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