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시인의 절절한 시구, ‘꽃제비의 소원’ 발간
탈북 여성시인의 절절한 시구, ‘꽃제비의 소원’ 발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 탈북 여성 백이무(27)의 꽃제비의 실상을 담은 시집 ‘꽃제비의 소원’이 나왔다.

꽃제비는 북한의 장마당을 다니며 유리걸식하는 아이들로, 2008년 탈북 문인 장진성이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를 펴낸 바 있지만 꽃제비를 경험한 여성이 한국에서 시집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비극적이고도 참담한 꽃제비들의 실상을 담은 ‘꽃제비의 소원’에서는 어린이 꽃제비들을 붙잡아 놓는 ‘2·13수용소’의 실상을 알려주는 “죄수복 입지 않았어도/ 여기선 하나같이 모두가 ‘죄인’/ 그것도 희한한 ‘꼬마죄인’”(‘나라의 축복’ 중)이라는 대목도 등장한다.

시집을 펴낸 출판사측은 백씨가 인민학교(초등학교)와 중학생 시절 전국학생청소년글짓기대회에서 연속 6차례 1등을 따내며 북이 공인하는 ‘문학신동’으로 불렸으나, 부모가 모두 아사로 세상을 떠나자 10여 년간의 꽃제비 생활을 거쳐 제3국에 터를 잡았다고 전했다.

‘꽃제비의 소원’은 백씨가 긴박한 도피생활 중 산 속에 묻어둔 600여편의 시 중 알아볼 수 있는 300여편을 건졌다. 그 가운데 110여수를 엮은 시집이다.

나머지 200여수도 ‘이 나라에도 이제 봄이 오려는가’ ‘우리는 조국을 배반하지 않았다’ 등의 제목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책 안에서 백씨는 “죽을 때 죽더라도 살아서는 혼자서라도 남몰래 혁명해야 된다. 나에게는 북에서 반대하는 반동시를 계속 쓰는 것이 혁명이다. 죽어간 동료 꽃제비들의 원한이 너무 깊다”고 말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