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카페인 음료가 아이들을 위협하고 있다
고(高)카페인 음료가 아이들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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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다 졸리면 마시는 음료에 카페인 중독
 
 
밤새는 에너지 음료, 판매금지 및 광고제한
카페인, 칼슘공급 막아 청소년 뼈 성장 방해
, ‘카페인 금단 현상정신 질환으로 등재
 
직장인 김모(43세) 씨는 아침 출근과 동시에  보약먹고 일하자라며 커피 한잔을 마신다. 김씨는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집중력이 없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김 씨는 점심을 먹은 후에는 고카페인 음료를 마신다. 이 또한 잠깨는데 직빵이라는 것. 무더운 여름철이면 카페인 함유음료를 더 많이 먹게 돼 불면에 시달리지만 그 다음날이면 악순환을 되풀이 한다고 불평했다. 요즘 김 씨 같은 사례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층에서도 흔한 풍경이 됐다.
 
고등학교 3학년인 우모(18)군도 고카폐인 음료 중독자다. 수능을 앞두고 긴장감이 높은데다 해야 할 공부가 많다보니 잠을 줄이려고 고카페인 음료를 자주 먹게 됐다. 우군은 고카페인 음료를 먹지 않으면 두통이 올 정도로 심각한 중독에 시달리고 있다.
 
 
고카페인 음료, 부작용 심각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최한 고카페인 음료와 청소년 건강주제의 소비자포럼에서 공개된 대전지역 중··대학생 200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3.2%는 하루 2회 이상 카페인 음료를 마신다고 대답했다. 청소년 8명 가운데 한명은 음료를 통해서 과도한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는 셈.
이는 체중이 50정도 되는 중고생의 카페인 일일 섭취제한량 125을 훌쩍 넘는 섭취량이다.
 
카페인 125에 해당하는 카페인 음료의 양은 커피전문점 커피 1에너지음료 1.3액상커피 1.5캡슐커피 1.7조제커피 2.6봉 정도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하루 카페인 섭취제한량을 인지하고 있는 청소년은 9.7 %에 그쳤다. 청소년 대부분은 제한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에너지 음료의 카페인 함량을 보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의 경우 250ml 콜라 캔 2개 반, 가장 카페인이 많은 제품은 콜라 캔 8.8개와 맞먹는다.
 
카페인은 항노화나 심장병 예방, 불안과 우울감 경감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맥박수 증가, 두근거림, 불면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특히 청소년에게는 칼슘 섭취를 방해해 뼈성장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으며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해로울 수 있다.
최근에는 고용량의 카페인이 불안장애나 암을 유발하고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증명하는 연구도 잇따르고 있다.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고카페인 음료에 대해 학계에서도 우려가 많다.
한 대학병원 실험 결과 혈중 카페인 농도가 높은 상태에서 열에 노출됐을 때는 에너지 대사를 관장하는 랩틴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하고, 땀이 더 많이 분비돼 탈진 효과를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더위가 이어질 때 과다섭취하거나, 술에 타 마실 때는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도 있다.
 
매일 아침 마시던 커피를 거르면, 피로,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곤 하는데 이런 카페인 금단 현상이 미국 정신의학 협회가 발행하는 질병 설명서에 정신 질환으로 등재됐다. 카페인 금단 현상이 질병으로 분류되자, FDA 식품의약국은 식품 속 카페인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식약처는 교육부와 협력해 청소년들이 카페인 함유 음료를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각급 학교에 교육자료를 배포하고, 오남용 방지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음료시장 급성장대책마련 시급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은 3년 전부터 20~30대 사이에서 주목을 받다가 최근 청소년층까지 퍼지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음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고카페인 음료 매출은 총 1000억원 정도로 2011년보다 5배나 급증했다. 롯데마트에서는 매출이 8배나 늘었고, 세븐일레븐에서도 5배 이상 성장했다.
 
롯데칠성음료 핫식스는 시장점유율 62%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레드불은 핫식스와의 2배 넘는 가격 차이 탓 등으로 18.3%2위에 올라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우 군의 부모 주모(47)씨는 아이가 공부할 때 도움이 된다고 하여 박스채 사놓고 아이에게 줬다고카폐인 음료의 부작용을 알지 못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한국소비자원에도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마시고 부작용에 시달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이를 규제할 방법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카페인 음료의 시장 확대와 부작용 논란이 일자 지난 1월 카페인 함량이 ml0.15mg 이상인 고카페인 함유 에너지음료 등은 카페인 함량과 고카페인 함유 여부를 표시하고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어야 하는 식의약품 안전관리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 문구를 자세히 읽고 인지하는 사람들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고카페인 음료의 소비를 부추기는 광고 및 판촉활동을 규제해야 한다, 담배의 광고 규제에 준해 TV 등 방송매체, 인터넷이나 잡지 등의 광고 및 판촉활동을 제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민건강증진법의 광고금지 조항에 고카페인 음료가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5일 당정회의를 열고 어린이,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고카페인 함유 식품의 판매금지 및 광고제한을 협의했다. 김학용 정책위수석부의장은 당정협의 후 브리핑을 갖고 먹거리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당정은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핫식스, 레드불 같은 고카페인(당 카페인 0.15이상 함유) 식품의 판매를 규제키로 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학교 주변 200m 안에서는 에너지 음료 판매를 금지하고, TV 광고 시간도 제한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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