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대지에 한 줄기 비같은 삶, 이상훈
타는 대지에 한 줄기 비같은 삶, 이상훈
  • 하창현
  • 승인 2005.08.29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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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사랑으로 시작된 남모르는 봉사와 헌신
인생에 있어서 계기란 참으로 많은 것을 바꾸어 놓곤 한다. ‘남다른 길을 걷게 되는 계기’, ‘내가 이 일을 하게 된 계기’...계기란 생각해 보면 한 사람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기도 하는데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을 주위에서 자주 목도하곤 한다. 본지에서 장애인의 삶을, 장애인으로서 좌절과 고통을 극복하고 굳건하게, 비장애인보다 더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우리는 또 다른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장애인들을 후원하는 비장애인들은 수도 없이 많이 있겠지만 여기 이 한 사람도 주목해 볼 만 하다. 그는 장애인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장애인들과 함께 부대끼는 직업을 가진 이도 아니었다. 뜨거운 여름날 대지를 식혀주는 한 줄기 빗방울같은 한 사람을 소개한다. ‘축구사랑’ 대표이사, 이상훈. 가을을 재촉하는 듯한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는 어느 날 취재진은 그를 만났다. 누가 말했던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말이다. 그는 유망한 프렌차이즈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평범한 사업가로 남몰래 장애인 체육인들을 후원하고 있는 사람이다. 제보를 통해 그를 알긴 했지만 웬지 모르게 낯설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남다른 축구 사랑이 가져다 준 새로운 삶 그는 현재 ‘축구사랑’이라는 단체를 통해 유소년 축구 지원과 장애인 체육인들을 남몰래 돕고 있다. 그가 이러한 일들을 하게 된 계기는 순전히 축구에 대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중학교 시절까지 축구선수였던 그는 “집안에서 운동하는 것에 대한 반대가 심했습니다. 그래서 축구는 더 이상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자부합니다”라며 각별한, 축구에 대한 애정을 피력했다. “어쩌면 축구에 대한 사랑이 선수로 뛰지는 않았지만, 많은 것을 저에게 안겨다 주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축구사랑’이라는 단체도 그래서 태어나게 된 것이고 그로 인해 생기는 수익으로 남들을 돕고 있는 것도 모두 다 축구에 대한 저의 한결같은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죠”라고 밝힌 그는 현재 ‘축구사랑’이라는 단체를 통해서 전국 축구 동호인들과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축구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 ‘축구사랑’은 원래 전국조기축구인들과 축구동호회 회원들이 축구에 대한 정보도 교환하고 축구발전에 대한 서로의 의견도 교환하던 채널이었다. 자연스럽게 그들은 뜻을 같이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축구사랑’이라는 단체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축구사랑’은 온라인상에 진출하고 현재는 회원수만 15만명에 이른다. 이러한 구성을 힘입고 ‘축구사랑’은 전국 축구동호인과의 교류 및 경기 개최 등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보다 더 뜻깊은 일을 위해 그는 이러한 활동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바로 축구사랑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업들을 프렌차이즈화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축구전문 멀티샵이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바라는 것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면서 앞으로의 희망을 계획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수익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다른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그가 느끼는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 남몰래 해왔던 각종 지원활동 앞서 언급했듯, 원래, 축구사랑은 한국 축구 발전의 원동력은 생활체육축구에 있다는 확신아래 생활축구를 통한 유소년 축구클럽 후원에 목적을 두고 있는 단체이다. 전국에 있는 유소년 축구클럽 중 후원이 필요한 클럽을 선별하여 후원하고 있고 생활축구회 인프라를 통한 육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한다는 취지도 가지고 있는 단체이다. 그래서 프로구단, 생활축구회, 유소년축구, 학원축구와 같이 한국축구 구성요소에서 생활축구회가 허리 역할을 해서 유소년에서 프로구단까지 원활한 순환이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취지에서 온라인에는 전국 축구회가 교류할 수 있는 축구회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 중에 있으며, 오프라인에는 축구사랑 용품점 사업을 통한 수익의 일정부분을 유소년축구클럽을 후원하고 있다. 축구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우연히 축구사랑 게시판에 올라온 글, 인천에서 뱃길로 약 두어 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섬의 보육원시설에서 올라온 글이었다. 보육원시설이라 자연이 여자분들로 아이들을 맡고 있었고, 체육교육에 대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으리라... 내용인즉, 축구를 하고픈 아이들을 보면서 축구를 가르쳐 보고 싶은데 가르칠 사람이 없으니 도움을 구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축구사랑에서 그곳을 찾게 되었고 그곳의 실상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부족한 시설과 지원으로 어렵게 운영이 되고 있는 그곳을 찾은 그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여자분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시설이라 모든 것이 부족했습니다. 제대로 된 공 하나도 없었으니까요”라면서 그곳의 사정을 설명했다. “그래서 저는 그곳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것들을 하나 둘씩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도무지 시원찮았습니다. 이제껏 살면서 처음 느낀, 남을 돕는다는 것에 대한 보람이라도 느꼈을까요? 저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겨보고 싶었습니다. 그곳이 바로 장애 체육인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사실 장애 체육인들은 비장애인들보다 더 훌륭하고 치열한 삶을 사는 것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접할 기회가 없는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지나치게 되죠. 사실 제가 지원하던 그 보육원시설에도 장애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관심이 간 것인 지도 모르겠습니다”라면서 장애 체육인들을 돕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장애인들과 많이 접하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그들의 입장을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돕고 싶은 마음도 자연스럽게 생길 것입니다. 저 역시 비장애인으로 장애인들을 돕고 있는 입장이지만 이거 별거 아닙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죠”라면서 쑥스러워 하기도 했다. 사실 그가 현재 수익을 내기 위해 병행하고 있는 사업이 그리 녹녹찮기 때문에 많은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한 상황을 곁들여 보면 ‘대단한 일’이라는 취재진의 말에 그는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계속해서 그가 주장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다만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이번에 장애인 복지 시설, ‘다솜공동체’에도 약간의 지원을 했습니다만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원하는 대로 많은 것을 지원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하루 빨리 제 프랜차이저 사업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니다. 올 해 안으로 전국 150여개 점포 개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확실한 프랜차이저 사업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고 많은 분들을 도울 수 있겠죠” ■ 2006년 독일월드컵 16강 진출 기원 사업도 그는 현재 또 진행중인 사업이 있다. “축구에 대한 관심이 아직도 여전해서 제가 요즘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있습니다. 원래 매주 일요일마다 친선경기인 ‘일요리그’를 주관하고 있지만 이것 말고도 이번에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바램으로 축구사랑 주관으로 비정규선수 출신들의 ‘토요리그’를 열 계획입니다. 그로 인해 전국 축구동호인들을 한 데 이어주고 그로 인해 생겨나는 축구 정보교환과 축구에 대한 성원은 대단히 활성화되고 열의를 띄게 되겠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제가 하고 있는 일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봅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내내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좋은 일들에 대해 무척이나 쑥스러워 했다. 덕분에, 그에게서 진정한 봉사와 나눔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취재진도 뿌듯할 수 밖에 없었다. 가뭄에 내리는 한 줄기 비처럼, 뜨거운 여름날 타는 대지를 식혀주는 한 줄기 빗방울같은 삶을 사는 그, 이상훈...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말은 분명 그와 같은 사람들을 두고 한 말일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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