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포함한 국내 5대 그룹이 총수일가 배불리기로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비상장회사들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지난 20일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 제한기업 집단 자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을 통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5대 재벌 계열사의 특수관계자 거래, 계열사 간 내부거래 현황, 총수일가 소유 지분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특수관계자 거래는 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상 감사보고서에 기업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돼 있는 내부거래로, 총수 일가 등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관계인이 30% 이상 지분을 투자하고 있는 법인과의 거래다.
대부분 특수 관계자로는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과 그 친족 등이다.

경실련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5대 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과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은 판이한 결과를 나타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순서로는 SK 22.0%, 현대차 20.7%, 롯데 14.2%를 뒤이어 LG 13.7%, 삼성 12.8% 차례다.
반면에 특수관계자 거래비중이 높은 기업은 삼성 55.0%, LG 49.3%, 현대차 44.6%, SK 43.6%, 롯데 15.9% 순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가 계열사 간 내부거래 약 4조원과 외국 판매법인 등과의 거래로 인한 111조여원 상당의 특수 관계자 거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SK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이유는 SK에너지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SK에너지의 내부거래 금액은 그룹 전체인 34조원 중 18조원에 달한다.
아울러 경실련은 특수관계자 거래 중에서도 5대 그룹 총수일가 소유지분이 50~100%에 달하는 비상장기업의 매출 대비 당기순이익률은 10.1%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하는 비상장기업은 현대차의 현대위스코, 입시연구사, 서림개발, 이노션, 또 SK는 앤츠개발, 에이앤티에스, LG는 지흥, 롯데는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 등 8개사다.
이들 계역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57.5%로 전체평균 30.2%보다 약 2배 가량 높았고, 특수 관계자 거래 비중 역시 전체 평균의 46.8%보다 11.6%p 높은 58.4%를 기록했다.
경실련은 이같은 조사에 대해 “총수일가 소유지분이 높은 기업에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 편취행태가 발생하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라며 “시대적 요구인 경제민주화 달성을 위해 반드시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