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차 파업 내주 분수령...핵심쟁점 줄다리기
현대 · 기아차 파업 내주 분수령...핵심쟁점 줄다리기
  • 하창현
  • 승인 2005.09.0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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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파업이 다음주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지난주 파업에 돌입하면서 2일까지의 투쟁일정만 공표했다. 부분파업과 협상 속에 현대차 노사는 일부 항목에 합의하기도 했다.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안에 대한 회사측 안이 나와, 5일 재협상에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아차도 2일 광주지부에서 11차 임금교섭을 벌이고 있다. 3일 노조는 중앙쟁대위를 소집, 다음주 투쟁일정을 잡는다. 교섭 결과에 따라 투쟁 수위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노사 양측이 `추석 전 타결`이라는 시한에 걸려 있기 때문에 다음주초 협상이 파업의 조기 종결이냐, 장기화냐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가 노사협상을 마무리한 만큼 노조측이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간연속2교대제 팽팽한 대립현대자동차 노사는 63개항 중 38개항에 합의하고, 임금 등 핵심쟁점 25개항을 남겨두고 있다. 기싸움의 하나로 노조가 요구했던 `소유와 경영의 분리 명문화`는 노조측의 철회로 싱겁게 끝났다. 사측은 기본급 8만1000원(6.29%)인상과 성과급 300% 지급(연말 200%, 타결즉시 100%), 생산성 향상 격려금 타결즉시 100만원 지급 등 임금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9181원(8.48%)인상과 당기순익의 30% 성과급 지급, 사내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인상분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임금인상안 만큼 뜨거운 쟁점은 주간연속 2교대제의 시행이다. 현대차는 현재 주간 10시간, 야간 10시간 근로 체제다. 노조는 2008년부터 심야근무를 없애고, 나머지 시간에 대해서만 2교대로 일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근로시간을 줄이자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연평균 노동시간이 3200시간으로 멕시코 노동자보다도 많다"며 "현재 근무체제는 조합원들의 건강과 가정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2008년부터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행시기는 회사와 조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의 요구대로하면 임금 삭감없이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생산성을 높이지 않는 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다. 노조는 심야근무에서 벗어나면 생산성이 오히려 향상될 수 있다며 도요타가 심야근무를 폐지한 사례를 강조하고 있다. ◇기아차 임금인상안 격차 커 임금교섭을 벌이고 있는 기아자동차 노조는 별도 요구안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를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임금협상 이후에 실무팀을 구성하거나, 조사를 통해 실시 여부를 판단하자는 입장이다. 사측은 지난 8월31일 10차 본교섭에서 임금 6만1100원 인상, 성과급 150%를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10만7485원(기본급 대비 8.4%) 인상, 올해 성과급으로 300%+알파와 지난해 추가 성과급 100%를 요구하고 있다. 임금인상안 자체의 차이가 커 10차 교섭은 성과없이 결렬되고 말았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가 8만1000원의 임금인상안을 내놓은 만큼 사측도 좀 더 성의있는 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기아차 노사는 고정잔업 확보를 위한 임금체계 개선, 고소고발로 인한 벌금을 회사가 대납하는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노조는 회사의 고소고발로 조합원들이 벌금을 내야할 경우, 원인제공자인 회사가 이를 책임져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행위자 책임의 원칙에 위배되며, 사법제도의 근간을 부정하는 요구 사항"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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