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국가안보국(NSA)의 감시 프로그램을 폭로한 전 CIA직원 스노우든이 러시아에 망명을 신청한 사실이 1일 알려졌다.
이 소식은 스노우든의 정치적 망명을 돕고 있다고 주장한 위키리크스 관계자가 전했으며, 전날 오후 스노우든 망명 신청서를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통과지역에 있는 러시아 영사사무소에 건넸다고 전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스노우든은 지난달 23일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했으며 그의 여권이 무효가 되고 러시아 비자가 없어 러시아 국경을 넘거나 항공권을 구입할 수 없어, 8일째 공항 통과지역에서 지내고 있다.
에콰도르 외무부는 스노우든의 망명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고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스노우든의 망명 요청을 받으면 이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2일 패트릭 벤트럴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스노우든을 추방해 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미러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1일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만일 스노우든이 이곳에 남기를 원한다면 우리의 미국 파트너들에게 해를 끼치는 데 초점을 맞춘 활동을 중단한다는 한 가지 조건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시사한 바 있다.
한편, 29세의 스노우든은 지난 9일 ‘가디언(The Guardian)’에 보도된 NSA가 수백만 명의 통화 기록을 수집했다는 사실과, NSA가 '프리즘'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9개 인터넷 회사 서버에서 일반인들의 인터넷 사용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7일자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결정적 제보를 했다.
그 후, 그는 미국으로부터 스파이 혐의로 기소됐으나 홍콩으로 건너가 현재는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