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의 새로운 명소, 청계천!!!
도심속의 새로운 명소, 청계천!!!
  • 문충용
  • 승인 2005.09.0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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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야 할 숙제들도 있어
청계천이 오는 10월 1일 ‘새물맞이’를 시작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청계천 복원공사였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일단 좋은 반응들을 드러내고 있다. 도심속에서 흐르는 맑은 물과 그 주위를 둘러싼 수변공원 등은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청량감을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물은 유유히 흐르고 있지만 차는 제자리에 멈춰 선 청계천. 그곳을 미리 가 본다.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22개의 다리 가운데 가장 상류에 있는 모전교를 취재진이 찾았을 때 청계천 물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행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많이 좋아진 거야. 내가 어렸을 적엔 청계천이 흐를 때는 팔뚝만한 메기도 잡혔어. 그때는 물이 되게 더러웠어. 이제 물이 이렇게 맑으니 메기는 아마 없을 거야. 메기는 더러운 물에서만 살거든.” 길가던 초로의 한 남성이 불쑥 던진 말이었다. 젊은 사람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들고 시점부(始點部)에 조성된 인공폭포를 카메라에 담기에 바빴다. 다리를 지나던 한 30대 남성은 “막상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반대하는 쪽이었지만 이렇게 완성된 모습을 보고 나니 그때와는 생각이 또 달라진다”며 웃었다. ■ 도심 속 또 하나의 휴식 공간, 청계천 2003년 7월 청계고가를 뜯어내는 작업을 시작으로 2년 1개월여 동안 쉼없이 달려온 청계천 복원공사의 완공이 며칠 남지 않았다. 청계천복원추진본부 주창식 홍보팀장은 “고가철거는 물론 하천조성과 주변 조경까지 모든 공사의 99.9%가 끝났다”면서 “지금은 시험삼아 청계천으로 계속 물을 흘려보내며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천은 북쪽으로는 북악산과 인왕산, 그리고 동쪽의 낙산(낙타산)과 남쪽의 남산(목멱산)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물이 서울의 도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던 개천이었다.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홍수가 나면 범람하는 바람에 온통 물난리를 겪었다.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건천으로 오염이 심했던 탓에 당시에도 청계천을 메워버리자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지금 청계천에 흐르는 물은 광진구 자양취수장에서 끌어올린 한강물이다. 이 물은 뚝도정수장에서 정수를 거쳐 청계광장 앞까지 매설된 약 1m짜리 용수관을 통해 청계천 시점부로 끌어올려진다. 10월부터 청계천에 흐르는 물은 대략 하루 12만t. 이 가운데 9만8000t은 한강물을 정수해 사용하고 나머지 2만2000t은 인근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지하수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원래 하천은 상류로부터 수량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평상시에 건천이 되는 특성을 가진 청계천이 인위적인 물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 이렇게 끌어올린 물이 바닥으로 스며들지 않게 하기 위해 하상에 직경 50㎝ 정도의 돌을 평평하게 까는 차수공사를 마쳤다. 청계천 물은 2급수의 수질을 유지해 각종 수중생물이 자리잡고 살 수 있게 하고 주변은 친수공간과 생태공원으로 꾸며졌다. 서울시민의 입장에서는 청계천이 비록 이처럼 인위적으로 꾸며놓은 ‘인공하천’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또 하나의 휴식공간을 갖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시점부에 조성된 청계광장이다. 청계광장의 면적은 총 2106평으로 광장과 이를 둘러싼 수변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청계광장은 우리나라 전통적인 보자기 형태의 디자인을 가져와 다양한 색상의 석재포장으로 우아한 전통미를 살렸다. 이곳에서는 청계천 축소모형인 청계 미니어처를 통해 복원된 모습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주 팀장은 “청계광장은 빛과 물의 만남을 테마로 야경이 특히 아름답도록 설계했다”면서 “광장에 설치된 촛불형태의 분수와 원형의 슈터분수, 저수호안으로 떨어지는 폭포가 조명과 어우러지면 청계천의 아름다움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청계광장이 웅장하고 세련된 모습을 자랑한다면 청계천 곳곳에 마련된 산책로와 휴식공간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2003년 7월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청계천 홍보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다큐코리아 정연수 PD는 “3년 동안 청계천 상류와 하류를 끊임없이 오르내렸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세련돼서 사람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들게 하는 청계광장보다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장통교 부근이 더 애착이 간다”면서 “느긋하게 차 한잔 마시며 휴식을 즐기기 위해서는 장통교 부근을 찾는 것이 좋고 청계천 본래의 소박한 모습을 즐기려면 상류보다는 하류쪽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청계천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이밖에도 서울시는 청계천 곳곳을 문화공간으로 꾸며 시민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것은 다산교와 영도교 사이에 되살려낸 ‘청계 빨래터’. 청계천은 아낙네들에게는 빨래터로, 아이들에게는 놀이터로 활용됐다는 사실에 착안한 발상이다. ‘소망의 벽’도 눈길을 끈다. 청계천 복원사업에 국민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기획된 소망의 벽은 참여자가 직접 만든 타일로 벽화를 조성한 것이다. 이 작품은 청계천 하류구간인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의 좌우양안 각 50m구간에 2.2m 높이로 구성됐다. 이 벽화를 조성하는 데 참여한 시민은 모두 2만 명. 청계천과 성북천이 만나는 지점인 무학교 상류에는 존치교각 3개가 남아 있다. 청계천 복원공사가 하나의 역사이듯 청계고가 역시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므로 이를 완전히 철거하지 않고 남겨둔다는 의미이다. 공사가 완공단계에 접어들면서 청계천을 따라 각종 신축건물이 올라가고 기존에 난립했던 점포들도 간판을 새롭게 교체하는 등 주변도 활기를 띠고 있다. 청계6가 마전교 부근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서모씨는 “고가를 뜯어내고 흙 파내고 할 때만 해도 이곳에서 장사하기는 영 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10월에 공사가 끝나면 이곳에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손님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계천 완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교통문제. 청계천 복원에 따른 교통체증은 서울시가 여러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과 인근 상인들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서울시측에서는 “복원사업에 따른 청계천로 차로축소 및 승용차 이용 자제와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시민들이 사전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또한 교통대책 시행과 아울러 안내시설의 설치 및 안내인력의 현장 배치로 교통안내를 강화하여 공사 착공 초기의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실제 청계천은 그렇지 못했다. 청계2가에서 동대문운동장으로 빠지는 편도 2차선 도로 가운데 우측 한 차선은 거의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실정이어서 평일 낮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있었다. ■ 교통체증을 하루 빨리 해결해야 동대문운동장 옆 오간수교 지점에서는 특히 교통경찰까지 투입돼 소통을 돕고 있었지만 여기저기서 욕설과 고함이 난무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다리를 지나던 동평화시장 4층 상인회 윤병문 회장(66)은 “처음부터 우리는 교통체증이 상권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청계천 복원공사에 대해 반대를 많이 했다”고 말한 뒤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청계천이 서울시민에게는 좋은 휴식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지만 우려했던 것처럼 교통체증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입맛을 다셨다. 평화시장의 한 상인은 “교통순경이 나와 있지만 교통체증에는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면서 “차라리 우리가 장사하러 몰고 온 차들이나 손님들이 잠시 세워둔 차까지 주차단속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를 도와주는 길”이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서울시에서는 도심가로에 대한 일방통행제 확대 등 도심소통체계개선과 중앙버스차로제·도심순환버스도입 등 대중교통 이용편익 증진, 승용차 자율요일제 등 승용차 이용억제 등을 통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 홍수에 대한 대책도 검증 필요 청계천에 물이 흐르기 시작한 뒤 아직 본격적인 홍수를 겪지 않은 것도 우려를 낳고 있는 부분이다. 종로구 서린동에서 예지동으로 이르는 청계천 복원공사 1공구 시공을 맡은 대림산업 관계자는 “한강은 긴 반면 청계천은 길이가 상대적으로 워낙 짧아 비가 오면 물이 금방 차오르는 것은 물론 빗물의 이동도 굉장히 빠르다”면서 “공사할 때도 여름철 집중호우와 싸우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고 말했다. 청계천은 200년 만에 한 번 정도 닥치는 시간당 118㎜의 집중호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범람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그러나 8월 24일 밤과 25일 새벽 사이에 비가 계속 오자 청계천 물은 금새 몇 배로 차올랐다. 이에 대해 최진석 청계천하천관리팀장은 “복원공사를 하면서 하천 바닥을 깊게 파고 너비를 확장, 청계천으로 유입된 물이 흘러나갈 수 있는 ‘통수단면’을 크게 넓혀 홍수로 인해 인근 도심이 물에 잠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계천 복원공사는 일단 9월에 공식적으로 끝나 10월 1일 준공식을 갖지만 청계천 되살리기 작업은 그 뒤에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태평로 동아일보 앞 청계천 상류도 복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계천 상류 주요지천은 백운동천과 중학천이다. 백운동천은 태평로를 관통하고 있어 복원이 쉽지 않지만 중학천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상태다. 동아일보 앞에서 교보문고와 문화관광부, 경복궁 옆길을 거쳐 삼청동에 이르는 중학천 2㎞구간은 2단계 서울 도심하천 복원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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