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를 막론하고 지난 대선 당시 주요공약이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4일 민주당은 정당공천제 폐지를 잠정 결정지었지만 새누리당은 한시적으로 폐지한 후 다시 부활시키는 '일몰제'를 검토하는 등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모습이다.
민주당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찬반검토위원장인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이날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해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 정당공천제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간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찬반검토위원회에 전권을 부여하고 그 결론을 당론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에 위원회의 이번 정당공천제 폐지라는 결론은 최고위 차원에서 당론으로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대국민 약속인 공천제 폐지를 지켜야 한다는 기본방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는 못했다.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인 박재창 숙명여대 교수는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는 일몰법을 적용해 한시적으로 폐지한 후, 앞으로 3번(12년)의 선거를 치른 뒤 다시 평가해 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기초단체의 공천 폐지가 옳다고 보지만 현재와 같은 정치 현실이 개선될 수 있다면 꼭 폐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일몰법을 적용해 올해부터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12년 동안 한시적으로 폐지하고 이후 재평가를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의견이 새누리당의 당론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 위원장이 밝힌 일몰제는 하나의 의견일 뿐이며 당론으로 결정내릴 것 같지는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서 "기초선거 공천폐지는 당내에 아직 이견이 있기 때문에 의견 수렴을 거쳐 신속하게 후속협의에 나설 예정"이고 "국민적 약속인 공천제 폐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