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건강하게 즐기자
가을을 건강하게 즐기자
  • 정흥진
  • 승인 2005.09.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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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지 않다면, 좋은 날씨도 무용지물이지 않을까?
무더웠던 여름을 생각하니, 땀 흘리며 숨 막혔던 계절을 어떻게 참고 지냈는지 스스로 생각해도 참 대견한 것 같다. 유난히 땀이 많은 체질이어서 바깥 외출이 싫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더위를 피해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더불어 지내는 것이 최고의 피서라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여름은 사람들이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것을 가로 막았다. 어느새 불어온 자연의 쾌적한 바람을 대하니 상쾌함이 이보다 더 할 수 없는 즐거움인 것 같다. 몸이 상쾌해지니, 마음도 컨디션도 최상이 되는 것 같다. 가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 청명했던 날들의 기억 속에서 한참이나, 뛰고 달리며 즐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활동하기 좋은 계절일수록 건강관리에 특히나 유념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고혈압 환자 주의하세요. 아침, 저녁으로는 벌써 서늘한 기운이 느껴져 벌써 가을의 한 가운데 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 여름의 무더위가 그렇게 쉽게 가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물러가기는 또 아쉬운 모양이다. 서늘해진 아침, 저녁과는 달리 아직까지는 낮 햇살이 따가워 일교차를 몸으로도 직접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교차가 심한 가을에는 피부혈관이 급격히 수축될 수 있기 때문에 혈압이 높은 사람은 평소에 안 하던 새벽 운동만 해도 뇌출혈, 심근경색 등의 합병증이 생겨서 돌연사할 가능성이 있다.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고혈압 환자들은 각별히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겠다. 또한 일교차로 인해 감기에 걸리게 된다면 운동을 쉬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감기약이나 콧물 약에는 혈압을 높이는 아드레날린 성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이를 복용하고 운동했다가는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라면 어느 날 기침을 할 때 목덜미가 뻣뻣하다거나 이유 없이 머리가 무겁기도 하고, 운동 후 숨이 찬 상태가 오래 갈 때가 있을 것이다. 이럴 때에는 피곤해서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혈압약을 챙겨 먹으며, 수시로 혈압을 체크하는 등 일상적인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겠다. ‘높은 정상 혈압’(130~139mmHg/85~89mmHg) 정도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생활요법만으로도 얼마든지 정상화될 수 있다. 또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비만을 절대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비만인의 경우 정상인보다 고혈압 발병 위험이 4~5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과 동물성 지방은 적게 먹고, 혈압을 높이는 소금, 알코올 등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이 있었다면 당장에라도 싱거운 식탁에 앉아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고혈압 환자들은 사과, 바나나 등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곡류와 견과류에 많이 들어있는 마그네슘을 섭취하여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정보이다. 1개월에 2kg 정도 체중 감량을 한다면 2~3달 만에 혈압이 현격히 떨어지고 약물 효과도 더 좋아질 것이다. 더불어 꾸준한 운동도 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운동은 심혈관 기능을 강화해 심장 박동수, 심장박출량, 말초동맥의 저항을 줄여 혈압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 주의하세요.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에는 평소에도 간지러움을 많이 호소하지만, 건조해진 가을날씨에는 간지러움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물을 많이 마셔 체내에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 중에는 물을 자주 마시면 소변을 너무 자주 보게 된다며 좀처럼 물을 마시지 않는 환자들도 있는데, 그런 환자들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잦은 소변으로 인해 탈수가 되기 쉬워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가려움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목이 마르기 전에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목이 마른다는 것은 이미 체내에 수분이 모자란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물을 가지고 다니며 틈틈이 마시는 것이 좋다. 단,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이온음료 등 열량이 있는 음료수는 피하고, 열량이 없는 맹물을 부족하지 않게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말처럼 가을에는 여름 동안 사라졌던 입맛이 되살아난다. 식욕을 자제하지 못하고 식사량이 부쩍 증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체로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들이 그렇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많이 먹는 것이 특징이다. 인슐린이 부족하여 포도당이 세포 내로 흡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 나가다 보니 세포에 에너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많이 먹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붙게 되면 동맥경화 같은 혈관계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문제다. 음식을 무조건 피하라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인체의 에너지가 되는 당분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당분의 섭취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단, 섭취한 음식물에서 만들어진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는 양과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인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번에 많은 양의 포도당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조금씩 여러 번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 모두 음식 조절과 함께 운동을 병행하면 비만도와 합병증 발생 위험을 같이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서 적당한 운동은 혈액 중에 넘쳐 나는 포도당을 연소시켜 혈당수치를 정상화시킬 수 있으며, 손과 발의 말초혈관을 확장해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 모두 조깅, 수영, 걷기 등의 운동을 1주일에 4회 이상, 하루에 3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단, 혈당량 조절이 안 되는 당뇨병 환자는 운동 후 저혈당증에 빠질 수 있으므로 배가 고프고 식은땀이 나며 어지러움이 심하면 사탕이나 초콜릿 한 조각을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가을을 즐기며 건강도 관리한다. 쾌청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 없이 이런 날씨만 계속 이어지길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점점 짧아만 가는 가을. 서늘해졌다 싶으면 금새 추위가 다가와 아쉬운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진다. 가을은 여름날의 강렬한 땡볕이나, 오랜 장마로 따사로운 햇살을 제대로 맛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햇살의 푸근함을 느끼기에는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여름 해변이나, 봄나들이 보다는 가을의 산이나 들을 일광욕장으로 선택하는 정도의 센스가 있을 것이다. 여름 동안 자외선 걱정에 햇볕을 피해 다녔다면, 적어도 화창한 가을날만은 태양의 고마움을 온몸으로 받으며 지내보자. 일광욕을 즐기기 전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적외선’이나 ‘자외선’에 대한 편견부터 버리는 것이 우선되어야겠다. 특히 ‘자외선’이라는 말의 부정적인 의미만을 생각해서는 어쩐지 일광욕이 인체에 유익함이 없는 유해한 행동이라 생각하며 즐겁지 못 한 휴식시간을 보내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이다. 일광욕은 자연을 즐기며, 건강도 관리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우선 자외선은 몸의 면역 기능을 강화시켜줌과 더불어 상처가 빨리 낫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의 말초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 공급이 원활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혈액 속의 백혈구들의 기능이 활발해 질 수 있는 것이다. 또 상처 부위의 통증을 진정시켜주는 효과도 있어 병원에서는 상처 치료에 적외선 치료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피해야 할 것으로 알려진 ‘자외선’도 우리 신체에 없어서는 안 될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비타민D 생성이 그것이다. 골다공증이 걱정되는 사람에게 햇볕은 돈으로는 못 사는 보약이 될 수 있다. 피부 세포는 햇빛 아래서 콜레스테롤을 이용해 비타민D를 생성하는데, 비타민D는 식품으로 섭취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햇빛을 통하면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햇빛은 우리에게 더욱 소중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타민D는 체내의 칼슘과 인을 흡수하여 혈액 속에 보관해서 뼈를 튼튼하게 만든다. 햇빛만 쬐어도 칼슘 흡수율은 15%나 증가하게 된다. 이는 칼슘 함유 식품을 많이 먹는다 하더라도 소화를 도와줄 비타민D가 없으면 큰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그 밖에도 햇빛은 우울증 치료와 자살률 저하에 효과가 있으며 전립선암, 자궁암, 고혈압, 심장 질환 등 각종 질환의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좋은 가을 햇빛을 즐길 때는 햇빛이 피부에 직접 닿게 하되, 너무 햇빛이 강한 시간은 피하도록 한다. 피부가 약한 사람의 경우에는 장시간의 노출을 피하고, 특히 식사 전후의 약 1시간 30분은 햇빛에 노출 되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태양에너지는 소화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피부노화와 피부암 발병의 원인이 된다는 등 햇빛의 안 좋은 면이 많이 부각되어 볕에 나가길 꺼려하지만 햇빛은 지구상 모든 생명의 근원과 같은 존재로, 사람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흔히 비 오는 날이 계속 되면 우울하다고 얘기하는 것도 근거가 있는 얘기다. 햇볕을 쬐지 못하면 우울증이 늘고, 겨울철에 아프던 환자가 봄 햇볕을 쬐고 기운을 차리기도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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