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랜드(사장 최흥집)의 곤욕감이 이만저만이 아닌 듯하다. 사계절 종합리조트로 가기위해 야심차게 추진해온 신사업은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재검토 권고를 받았고, 기부금과 관련해 태백시와의 갈등설이 제기됐다. 강원랜드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짚어봤다.
사계절 종합리조트 위한 신사업, 열어보니 사업성 낮아
오투리조트 기부금 지급 늦어지고 축제지원금 삭감되자
정용기 태백부시장 “찾아가 조아리기를 기다리나” 후문
국회예산정책처는 10일 공공기관들의 재무건전성과 주요사업을 평가하고 법·제도적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2012 공공기관 결산평가 보고서’를 냈다. 지난해 공공기관 295곳의 총 자산과 부채는 731조원과 493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채가 전년보다 7.5% 증가했다. 정부지원 규모가 40조원(상승률 16.3%) 상승했음에도 이들의 부채는 늘어난 것이다.
국회예산처는 이중에서도 한국정책금융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강원랜드 등을 선별해 이들의 현안을 심도있게 분석했다. 한국정책금융공사에게는 신용위험 분담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고, 강원랜드에게는 신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적했다. 강원랜드의 경우, 사업자체를 재검토하라는 지적이라는 점에서 당혹감이 클 듯했다.
신사업 재검토 필요
강원랜드는 2020년까지 관광객 1000만명이 방문하는 사계절 종합리조트를 만든다는 계획 하에 워터파크, 콤플렉스 타운과 함께 지역연계사업인 E-시티(태백), 상동테마파크(영월), 스위치백리조트(삼척) 등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워터파크와 E-시티·상동테마파크 사업이 국회예산처의 지적을 받았다. 국회예산처는 “하이원리조트 내 워터파크 조성사업(1752억원)과 각종 지역연계사업(5057억원, E-시티·상동테마파크)의 사업성이 불투명하므로 사업 추진여부의 전면 재검토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워터파크는 대지면적 12만3899㎡에 연면적 9만2684㎡으로 워터파크, 아쿠아리움, 스파, 리테일, 래프팅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조성사업으로, 사계절 종합리조트를 꿈꾸는 강원랜드의 야심작이다. 그러나 국회예산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업타당성조사에서 워터파크 수요과다 추정 등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업성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시티·상동테마파크 사업도 사업성이 불투명하다고 평가됐다. E-시티 사업이 2009~2012년까지 255억원의 손실을 기록,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 듯하다. E-시티는 게임·애니메이션 업체들의 입주를 목표로 하는 사업으로 강원랜드 자회사인 하이원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게임개발 및 퍼블리싱, 애니메이션 제작, 게임아카데미 및 컨텍센터 운영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 중인 회사다. 당초 E-시티 사업은 하이원엔터테인먼트의 게임 및 애니메이션 사업성과(1단계)에 따라 추후 사업추진(2단계)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그러나 1단계 사업에서 255억원대 손실을 기록하면서 2단계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상동테마파크 사업도 사업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평가됐다. 국회예산처는 “매각 등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상동테마파크 사업추진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 국회예산처는 “강원랜드는 성과없는 사업수행보다 카지노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폐광지역개발기금 납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현재 강원랜드의 폐광지역개발기금 납부비율은 순이익의 25%다. 지난해 20%에서 25%로 상향되면서 강원랜드가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내는 금액은 연 1400억원이 됐다. 이는 전국 폐광지역의 대체산업을 육성하고 교육·문화·관광 등을 진흥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백시와의 갈등설
강원랜드를 괴롭히는 사안은 또 있다. 태백시와의 갈등설이다. 한 언론에 따르면, 정용기 태백부시장이 최근 지난주 간부회의에서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시장이나 부시장이 강원랜드에 찾아가 조아리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이렇게 무시를 당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강원랜드가 태백 오투리조트 회생자금(150억원)의 잔금 30억원을 조속히 지급키로 결정했음에도 잔금지급이 1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여기에 강원랜드가 태백시 여름축제인 ‘태백쿨시네마페스티벌’ 개최 한 달을 앞두고, 지원금을 당초 약속했던 5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폭 삭감키로 하면서 태백시의 심기가 더욱 불편해졌다는 풀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투리조트) 기부금 지원문제는 이사회를 거쳤지만 절차상 이달 하순 임시주총을 거쳐야 지급이 가능할 것”이라며 “축제지원금은 예산절감 차원에서 삭감하려다 전액지원으로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강원랜드가) 태백시에 나쁜 감정을 가질 이유도 없고, 편파적인 지원도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