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져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여야는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으로 정쟁(政爭)을 일삼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이미 7개월 전에 끝난 대선전으로 돌아가 복수와 분노로 하루를 지새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국가정보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은 엄청나게 큰 문제로 그냥 넘어가선 안된다.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하다”며 “일반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정치를 위한 정치를 펴는 것 아니냐고 볼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발 더 나아가 초선인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은 “하는 짓들이 제정신이 아니라서 하고 싶은 말도 없다”며 말문을 닫았다.
대다수 국민들 역시 “이제 정쟁을 그만 해야 한다. 말장난 그만해야 한다. 민생을 챙기고 일자리 창출하도록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평행선을 긋고 있는 비생산적인 정쟁에서 벗어나 민생정책으로 경쟁하는 성숙한 여야의 모습, 국회상(像)을 보여야 한다.
최근 수도권의 전세값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전세시장이 ‘패닉상태’라고 해도 무방하다. 전월세난과 지방경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잠재성장률이 내려가고, 실질성장률은 아래에만 머물고, 서민층의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더구나 양적완화 축소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치판은 비생산적인 색깔논쟁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종북 노무현, 종북 민주당’이니, NLL을 포기했을 것이란 전제가 아니라, 참여정부의 ‘서해 평화협력지대’ 구상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당 역시 노 전 대통령이 공격받는다고 해서, 현직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를 되갚는 뜻한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
최근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도청·감청 활동을 벌여왔다고 폭로했던 스노든 사태로 인해 국가안보국(NSA)의 실체가 드러났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곤경에 처했다.
이와 관련, 미국 정치권에서 심각한 정치적 공방이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미국은 이 문제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취급했고 심각한 국론 분열 사태로 이어지지 않았다. NLL 논란으로 여야가 심각한 정쟁으로 치닫는 우리의 정치 현실과 너무나 다르다.
정치권의 NLL 논쟁으로 인해 극심한 국론분열이 초래되고 있는데, 여야는 소모적인 NLL 공방을 하루 빨리 해결하고 민생 현안과 정국 안정에 혼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NLL 정쟁의 핵심이 된 국가정보원은 국내정치에 개입하지 말고 본래의 업무인 대북(對北) 정보 수집·분석 임무와 경제안보 유지에 매진해야 한다.
불현듯 모 국회의원의 최근 넋두리가 생각난다.
“국회의원인 나도 지겹다. 하물며 국민들은 오죽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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