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회장 허창수)의 에너지전문사업지주회사 GS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업체 GS플라텍에 140억원을 빌려줬다.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GS에너지는 이전에도 GS플라텍에 수차례 자금대여를 해줬었다. 식구가 된지도 3년이 넘었건만 좀처럼 사업기반이 안정화되지 않은 탓이다. GS에너지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GS에너지의 끊임없는 자금지원을 주목하고 있다.
GS에너지, GS플라텍에 빌려준 돈만 294억원
217억원 결손금과 ‘완전자본잠식’…재무악화
GS에너지, 미래 성장사업 투자 확대해 ‘육성’
GS플라텍은 12일 GS에너지로부터 140억원을 차입했다고 공시했다. GS플라텍은 이날 기존차입금 29억원, 3일 뒤 기존차입금 30억원의 만기를 각각 연장한다는 공시도 냈다. 이로써 GS에너지가 GS플라텍에 빌려준 돈은 294억원이 됐다.
수차례 자금수혈
GS플라텍(구 애드플라텍)은 GS그룹이 폐기물에너지화 사업을 위해 2010년 4월 인수한 신재생에너지 업체다. 당시 GS그룹은 GS칼텍스를 앞세워 애드플라텍 지분 42%를 160억원에 사왔다. 관계사인 위너셋(허용수 등 허씨일가 지분율 97%)도 애드플라텍 지분 25%를 58억원에 인수, GS그룹의 지분율은 67%가 됐다.
인수 후에도 GS그룹은 GS플라텍에 끊임없이 돈을 넣어줬다. GS칼텍스와 위너셋은 2011년 11월 GS플라텍 유상증자에 참여해 63억9900만원(칼텍스 40억원·위너셋 23억9900만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12월 단행된 유상증자에도 GS칼텍스 지분을 승계한 GS에너지와 위너셋이 69억9900만원(에너지 44억3500만원·위너셋 25억6400만원)을 출자했다.
앞서 언급했듯 GS그룹은 자금대여(누적차입금 294억원)를 통해 GS플라텍 운영자금을 수차례 조달해줬고, 소소한(?) 일감지원을 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GS플라텍은 두 차례(8·10월)에 걸쳐 계열사인 GS이더블유티이와 특허공법에 의한 수의계약 방식으로 100억원 규모(30·7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그럼에도 GS플라텍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GS플라텍은 매출 49억원, 영업손실 94억원, 당기순손실 9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2011년 95억원)은 줄고, 영업손실(28억원)과 당기순손실(34억원)은 증가했다. 그룹편입 전과 비교하면, 매출(2010년 5억원)은 늘고 영업이익(37억원)과 당기순이익(41억원)은 대폭 향상된 수치다.
이는 GS플라텍이 주력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특성에 기인한 듯 보인다. 미래가치에 주안점을 둔 투자단계의 사업이라 재무악화가 거듭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다보니 GS플라텍은 지난해 217억원의 결손금을 기록했고, 자본잠식(자본금 147억원·자본총계 22억원) 상태에도 놓이게 됐다.
그렇다면 투자단계 회사에 이목이 쏠린 이유는 뭘까. 오너일가가 GS플라텍 경영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GS플라텍 대표이사로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이 취임했다. 허 대표이사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으로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5남인 허완구 승산 회장의 장남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GS플라텍 재무상태를 결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지원을 점치기도 한다. 오너일가가 경영을 책임지고 있고, 지분구조도 오너일가가 GS에너지를 통해 GS플라텍을 간접 지배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GS그룹이 GS플라텍 사업안정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자금지원을 할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GS에너지 관계자는 ‘GS플라텍의 유상증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 “(GS플라텍이)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지만 유상증자 여부는 회사사정에 맞게 결정된다”며 “아직까지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밖에 지원한 곳은
GS에너지는 올해 GS플라텍을 포함해 미래 성장사업에 주력하는 자회사들을 전폭 지원했다.
먼저 GS이더블유티이에 대한 지원이다. GS이더블유티이는 증기, 냉온수 및 공기조절 공급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다. 올해 2월 GS에너지는 GS이더블유티이 유상증자에 참여, 55억3000만원을 출자했다. 지난해까지 합산하면 GS이더블유티이에 들어간 돈은 130억원이다.
GS이엠(구 대정이엠)도 자금지원을 받았다. GS이엠은 리튬2차전지용 재료 제조·판매에 주력하는 회사다. GS에너지는 올해 두 차례(3·8월)에 걸쳐 단행된 GS이엠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272억1200만원(167억1200만원·105억원)을 투입했다.
보령LNG터미널에 대한 지원도 상당했다. 보령LNG터미널은 GS그룹과 SK그룹의 합작법인으로 가스 제조·공급업을 영위할 곳이다. 최근 GS에너지는 8월 내 현물(토지) 출자방식으로 보령LNG터미널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출자금액은 398억7100만원이다. 터미널 및 관련계약·인허가권 등도 양도했다고 알렸다. 1176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현재 보령LNG터미널 건립사업은 2016년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저장탱크 3기와 기화설비 등 LNG 300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사업예정비만 1조원에 달한다. 최근 GS에너지가 금융주선기관으로 우리은행을 선정하면서 시설공사를 앞둔 상태다.
GS에너지의 노력이 빛을 볼 날은 언제일까. GS에너지 관계자는 “GS플라텍 뿐만 아니라 현재 GS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성장가능성이 있다는 확신 때문”이라며 “선언적으로 말하기보다는 훗날 실적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