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출력 표시 ‘허위기재’ 했다는 의혹 제기돼
일본 도요타자동차 주력 수출모델인 렉서스가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미국시장에서와 달리 국내에서 엔진출력 표시를 허위 기재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8일 도요타자동차가 판매하는 렉서스가 엔진출력을 과대표기, 표시광고법을 위반해 공정위에 신고하는 등 건설교통부에는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이는 도요타가 최근 미국시장에서 렉서스 LS430의 출력을 290마력에서 278마력으로 12마력 낮춰 자진 신고를 했지만 국내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국내 시장에선 여전히 렉서스 LS430의 출력이 293마력이라고 선전하면서 판매 중이 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도요타측은 렉서스의 출력을 뒤늦게 시인하는 등 공식사과를 했지만 한국도요타의 ‘도덕성’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 한국도요타, 과대출력표시 시인
한국도요타는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렉서스 LS430의 출력을 10마력이나 과대표시한 사실을 뒤늦게 실토했다. 또한 한국도요타자동차가 형식승인 과정에서 정부에 제출한 엔진 출력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한국시장에서 판매되는 LS430 엔진의 정확한 출력을 일본 본사에서 최종 확인한 결과 283마력이었다고 밝혔다. 그간 도요타는 LS의 출력을 293마력으로 소개해왔다.
도요타는 미국시장에서 판매되는 LS430의 출력을 290마력에서 278마력으로, ES330은 225마력에서 218마력으로 내렸으면서도 국내에서는 광고나 소개자료 등에 계속 293마력, 228마력이라고 표기해 시민단체 등의 거센 비난을 받아온 바 있다.
엔진출력 과대표시와 관련, 한국도요타 측은 “미국시장에서 출력을 변경한 것은 지난 2월 미국의 출력 측정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본사로부터 이와 관련해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해 국내에서는 그대로 사용해왔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한국도요타 측의 설명은 결국 일본 본사가 출력과대표시에 대해 아무런 인식조차 없었던 것으로, 이번 시민단체의 반발이 없었다면 허위 출력표시로 한국소비자들을 계속 속여 왔을 가능성은 농후해 보인다.
한국도요타의 오기소 이치로 사장은 "도요타의 일부 차종의 엔진 마력이 한국 기준과 다른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며 "잘못된 데이터를 한국 정부에 제출하게 된 것을 사죄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한국도요타는 렉서스 SC, GS, IS 모델에 대해서는 한국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ECE(유럽 측정방식) 기준 마력을 정부에 제출했으나, LS, ES, RX 모델은 미국 측정방식인 SAE 기준 마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엔진출력 과대표기 논란을 일으킨 LS 모델의 경우 ECE 기준 마력은 283마력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도요타는 다른 모델들의 엔진 출력도 ECE 기준에 따라 측정, 빠른 시일내에 정부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치로 사장은 "고의는 아니었지만, 한국 소비자와 정부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었다"며 "한국 정부가 법적인 제재조치를 취한다면 달게 받겠으며, 소비자들에 대한 사후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렉서스가 출력이 과대표시 된 채 판매되고 있다며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조치했다. 자동차10년타기 운동연합 임기상 대표는 "도요타가 최강의 엔진출력이라는 과장광고로 국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면서 공정위에 도요타를 표시광고법 위반혐의로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자동차10년타기 운동연합은 도요타의 국내 판매증가율이 연 42%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는 배경에는 엔진출력의 과대포장이 일정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건교부에 출력에 대한 정밀조사도 건의했다.
시민단체들은 도요타측의 시정과 보상조치가 없을 경우 손해배상소송 등 법적조치는 물론 불매운동도 전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한국도요타는 공식사과를 했지만 국내 시장에선 여전히 렉서스 LS430의 출력이 293마력이라고 선전하면서 판매 중이어서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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