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그다드 동남쪽 ‘비스마야’ 7년간 550만평 건설
100개 협력업체 공동진출, 청년층 일차리 창출도
강창희 국회의장 “창조경제의 모범사례” 극찬해
지난 2010년 3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는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100만세대 국민주택 건설사업(National Housing Program)을 발표했다.
이라크 정부는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발주했다. 이 공사는 10만 세대 규모의 국민주택건설 및 단지조성공사이며, 바그다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7년간 면적 1,830ha(550만평)으로 건설된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은 이라크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국책사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관심이 큰 프로젝트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글로벌 경영전략과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인 80억불 규모의 이번 공사를 수주하는데 성공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2만여명의 인력이 머물 베이스캠프 공사와 부지조성, 정·하수처리시설 등 도시인프라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캠프 및 PC공장을 비롯한 건설자재 생산공장은 약 5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하우징(주택건설) 공사는 2014년 1월부터 착공되어 2015년부터 매년 2만세대씩 공급하는 등 5년에 걸쳐 10만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7월 13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에 강창희 국회의장단 일행이 전격 방문했다. 당초 국회의장단은 7월 3일부터 15일까지 케냐, 탄자니아 등을 순방할 계획이었으나,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중요도를 감안, 해당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순방일정에 이라크 방문을 포함시켰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현지 임직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한화의 비스마야 현장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세계 곳곳에서 수행하고 있는 건설역사 노력의 결정물로 한국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이룩한 글로벌 경영의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서 강 의장은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건설이라고 했는데, 분당급신도시보다 훨씬 나은 명품 신도시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이를 통해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다른 기업 진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연인원 55만명에 이르는 일자리 창출과 국내 연관산업 발전, 100여개 협력사와의 동반진출을 이룰 수 있는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라고 강조했다.
해외진출로 중소기업 동반성장
한화건설은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7년에 걸쳐 진행되는 기 수주한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에는 100여개 중소 자재 및 하도급 업체와 1,000여명의 국내 인력들이 이라크에 진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이라크 현장 투입인력 중 10%는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50대 후반 중동건설 유경험자들을 선발하고, 나머지 90%는 열정과 패기를 지닌 청년층으로 선발해 청·장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공적인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김승연 회장이 강조하는 능력중심의 인재채용 이념을 반영, 고졸 신입사원도 지속적으로 확대 선발한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사업지원본부장은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도시 설계부터 자재 조달, 시공까지 모든 건설 공정을 한 묶음으로 수주한 ‘디자인 빌드(Design Build)방식’이어서 협력업체 등 유관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건설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연관산업 및 중소 협력사 동반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놓일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2017년까지 주택(800억불), 교통인프라(460억불), 에너지(800억불), IT/의료/보안 등(690억불)에 걸쳐 총 2,750억불(약300조원)을 이라크 재건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에 5,000억불을 투자하는 등 정유공장, 발전소, 도로, 인프라, 공공시설 및 군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최소 7,000억불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라크 재건시장이 대폭 확대된 이유는 2010년 알-말리키 총리 연임 이후 국가 정세가 안정되고 원유생산량이 증가해 ‘오일머니’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라크 내 추가수주가 이어진다면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외화획득,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한 경기침체 극복의 활로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터키, 인도는 물론 유럽 건설사들이 이라크 재건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추가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뢰 관계가 두터운 김승연 회장의 공백이 한화 건설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추가 재건사업을 요청한 바 있지만 김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추가사업 수주 논의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2,3단계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에게 이라크 재건시장의 선점효과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