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아이시어스 자금지원 언제까지
현대산업개발, 아이시어스 자금지원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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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 만에 또다시 자금차입…올해만 6번째

현대산업개발(회장 정몽규) IT계열사 아이시어스가 그룹으로부터 또다시 자금차입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올해 들어서만 6번째다. 이는 아이시어스가 설립이후 2년간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시어스는 정몽규 회장 자녀들의 첫 출자회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던 회사다. 아이시어스의 지분구도 형성 및 자금지원 과정을 살폈다.

정몽규 회장 자녀들의 첫 출자회사…자금지원 계속
내부거래 통한 성장 없었지만, 설립이후 ‘매출 0원’
현산 “신사업군이라 매출없어…그래도 사업군 유지”

▲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뉴시스

현대산업개발의 IT계열사 아이시어스가 19일 아이서비스로부터 9500만원을 차입했다고 공시했다. 1달 만에 또다시 그룹지원에 기댄 것이다. 이로써 아이시어스가 아이서비스에게 빌린 돈은 6억2100만원으로 불어나게 됐다.

매출 0원…자금지원 계속

아이시어스는 2011년 7월 설립된 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로 컴퓨터시스템 통합자문, 구축 및 관리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첫 IT계열사로 포부가 남다른 회사였다. 타사 IT계열사와 달리 그룹지원이 아닌, 시장경쟁을 통한 성장을 꾀하겠다는 것.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LG유플러스, 네모커머스와 잇달아 업무협약을 맺으며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시어스의 성적은 초라했다. 설립이후 2년(2011~2012년)간 아이시어스는 매출 0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억6000만원에서 14억1800만원으로, 당기순손실은 4억5000만원에서 14억4400만원으로 확대됐다. 그 결과 아이시어스 재무악화가 심화됐다. 자산총계는 11억1600만원에서 9억1000만원으로 줄었고, 부채총계는 2억2000만원에서 12억6800만원으로 늘었다.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3억5800만원(자본금 15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사실상 회사가 존립위기에 빠진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의 지원행보를 떠올리면 가슴 아픈 대목이었다. 아이시어스는 설립이후 유상증자와 자금대여를 통해 끊임없이 그룹지원에 기대왔다. 특히 설립된 해 세 차례에 걸쳐 단행한 유상증자에 정몽규 회장 일가가 참여, 자금지원을 한 것이 관심을 끌었다. 정 회장 일가가 출자한 돈은 5억원(2억5000만원·1억5000만원·1억원). 이로 인해 아이시어스 지분구도는 정 회장 13.33%(출자금액 2억원), 부인 김줄리앤·차남 원선·삼남 운선 각 6.67%(각 1억원)가 됐다.

그러나 오너일가의 자금지원에도 아이시어스 사정은 피지 않았고, 결국 아이시어스는 최대주주(지분율 46.67%)인 아이서비스로부터 지난해 5월부터 10차례에 걸쳐 자금지원을 받았다. 이중 올해 자금지원 횟수만 2월에 1회(1억5000만원), 4월에 1회(1억원), 5월에 2회(2억5300만원·2억원), 6월에 1회(8500만원) 그리고 7월 19일(9500만원)까지 총 6번에 달했다.

자금지원 규모가 큰 것은 아니었으나 바꿔 말하면, 아이시어스가 그 만큼의 돈도 자급할 수 없는 회사라는 얘기였다. 이 때문일까. 지난 5월 아이시어스 경영진이 전격 교체됐다. 설립당시부터 관여했던 고봉군 대표이사 대신 박재우 상무를 대표이사로 승진시킨 것이다. 동시에 류주현 아이콘트롤스 상무가 현계흥 아이서비스 사장과 함께 새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질책성 인사인 동시에 회생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성격으로 해석됐다.

경영진 교체를 발판으로 올해에는 아이시어스가 ‘매출 0원 회사’라는 오명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 이를 위해 내놓을 방안은 무엇인지 궁금증이 유발됐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이시어스가 영위하는 사업은 개인정보 시장에 대비한 신 사업군으로 아직 시장이 개시되지 않아 매출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업군을 유지한 채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유상증자 가능성과 자금지원 지속시기에 대해서는 “현재 드러난 상황 외에는 드릴 말이 없다”고 단답했다.

이목 집중된 이유?

아이시어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끊임없는 그룹지원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몽규 회장 자녀들의 첫 출자회사라는 점이 크다. 현대산업개발은 정몽규 회장의 나이가 다른 대기업 오너들에 비해 적은 탓에 2세 승계에 대한 논의가 없던 곳 중 하나였다. 정 회장 자녀들도 미성년자인데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계열사 출자가 없었다.

그런 가운데 정 회장 자녀들이 1억원씩 들여 처음으로 계열사(아이시어스) 지분을 취득한 것이다. 더욱이 아이시어스는 IT계열사였다. 다른 대기업에서 IT계열사가 내부거래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편법적 부의 승계수단’으로 꼽힌다는 데서 큰 의미가 부여됐다. ‘자녀들의 지분취득→내부거래로 인한 아이시어스 성장→이들의 주식가치 상승→정 회장 자녀들의 계열사 지분참여 확대’ 수순이 예견됐다.

아직까지는 아이시어스가 설립당시 예상 운영수순을 밟고 있지는 않다. 내부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우려는 시도가 없었다는 점에서는 아이시어스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그러나 자금지원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상황은 언제든 ‘내부거래를 통한 성장’ 가능성을 열어두게 한다. 정 회장 자녀들의 첫 출자회사로 사실상 지분승계 주춧돌이 된 아이시어스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정몽규 회장에게 세금 안겨준 아이콘트롤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아이콘트롤스에서 최근 2년간 받은 배당금을 웃도는 돈을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로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지분이 많은 아이콘트롤스가 내부거래율마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이콘트롤스의 내부거래율은 73.3%(매출 1062억원, 국내계열사 거래 779억원)였다. 전년(885억원, 619억원)보다 3%p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아이콘트롤스 내부거래규모 중 746억원(149건)이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지명경쟁·수의계약·제한경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입찰은 29억원 규모(1건)에 불과했다. 

문제는 아이콘트롤스가 정 회장이 지분 51.08%로 최대주주인 회사라는 데 있다. 아이콘트롤스는 그간 오너일가 지분이 많으면서 내부거래율까지 높아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내부거래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면 주가가치 상승 및 배당을 통해 오너일가 이익이 증대된다는 논리에서다. 실제로 정 회장은 2011년 4억2750만원(주당 1500원)의 배당수익을 얻었다.

하지만 정 회장이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신고대상자가 되면서 이 배당금은 온전히 뱉어내야할 상황이 됐다. 정 회장도 일감을 받은 수혜법인이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에게 전체 매출액의 30%를 초과하여 거래하거나 주식보유비율이 3%를 초과하는 경우에 속하기 때문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로 이달 말까지 4억3400만원을 내야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11년 정 회장이 아이콘트롤스부터 받아간 배당수익 4억2750만원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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