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김한길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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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혼탁을 거듭하면서 김한길 대표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이른바 귀태발언에 이어서 이해찬 상임고문이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나” 발언과 함께 임내현 의원의 성희롱발언으로 물의를 빚는 등 곤혹스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당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한길 대표의 리더십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민주당 김한길 대표/ 유용준 사진기자

귀태 발언에 성희롱 발언까지 민주당 ‘막말’ 홍역
여당·친노 사이 김한길 ‘우왕좌왕’…리더십 도마에
‘리더십 위기’ 김한길,  10월 재보선에 따라 재평가

김 대표의 고민이 깊어졌다. 민주당이 최근 불거진 여러 상황들 때문에 김 대표의 지도력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5.4 전당대회 당시 김한길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 됐지만 그의 어깨는 무거웠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를 뽑기 위해 열린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후보는 61.72%의 득표율로 38.28%를 얻은 김용섭 후보를 누르고 민주호의 선장이 됐다.

특히 김 후보가 큰 격차로 압승하고 최고위원에 신경민, 조경태, 양승조, 우원식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친노 주류의 심판”이라는 의미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호남 출신 후보가 모두 탈락하는 이변을 보였는데 이것은 현 주류 세력만으로는 민주당이 개혁할 수 없다는 당심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때문에 비주류인 김한길 대표체제에서 향후 당내갈등 봉합, 새누리당 및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의 관계 설정 등 향후 민주당의 앞날도 주목을 받게 됐다. 당시 김 대표는 계파 청산, 상향식 공천제도 확립, 생활밀착형 정책 제시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계파도 세력도 없는 제가 선택된 것 자체가 민주당의 큰 변화를 상징한다”며 “계파정치를 청산하라는 요구이고 책임정치를 구현하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들 가슴에 달린 ‘친노’니 ‘비노’, ‘주류’니 ‘비주류’라고 쓰인 명찰들 다 떼어서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오직 ‘민주당’이라고 쓰인 명찰을 다 같이 달고, 하나로 힘 모아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그는 “지금부터 변화와 혁신의 폭풍 속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고강도 혁신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그러나 쉽지 않은 길이었다. 당내 화합이 시급한 상황에서 김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미 예견 된 일. 당시 민주당은 ‘내우외환’ 위기 속에 놓여 있었고 김한길 의원이 신임 대표로 당선되면서 친노 범주류를 ‘포용’해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안철수측과 ‘연대’를 이뤄야 하는 난제를 1차 관문인 10월 재보선까지 얼마나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선거 책임론’이 강하게 드러난 민주당으로서는 안철수측과의 연대로 선거 패배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 민주당 김한길 대표/ 유용준 사진기자

중앙당사 축소…내용 변화 기대

우선 김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는 계파갈등의 봉합이었다. 이는 김 대표가 신임 대표로 선출 될 당시 어떻게 보면 가장 크게 고민 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대선 패배 이후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던 민주당은 한명숙·이해찬 체제를 주도해온 친노 주류 지도부를 퇴장시키고 김 대표를 통해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민주당을 재건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서둘러 계파갈등 청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다. 전대 직전 김 후보측 선거운동원이 ‘이해찬이 이용섭을 조정한다’는 취지의 전화 홍보를 하면서 이해찬 의원이 김 후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 계파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민주당이 처한 위기의 엄중함에 대해서 민주당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다”며 “계파 정치는 자연스럽게 해소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14일 김 대표는 현 서울 영등포 중앙당을 1/10로 축소해 여의도로 이전하겠다는 ‘미니당사’ 방안을 발표했다. ‘독한 혁신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정당 민주주의와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실천을 시작하겠다”며 “중앙당 당직자의 수를 정당법이 정하는 범위 이내로 슬림화하겠다, 이제까지 관행적으로 편법 운영해 비대해진 중앙당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차근차근 내용을 채우고 준비를 조신하게 하면서 결과를 하나씩 꺼내놓는 게 정답이다. 그런 각오로 일해 왔고 그런 준비기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준비과정에 있고, 이제 하나씩 꺼내 보이면 우리의 진심을 밖에서도 알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 대표는 시도당의 정책 기능을 강화했다. 이는 10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한길, 리더십 빨간불

하지만 그의 리더십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5일 최대 현안인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는 김현·진선미 의원의 특위 위원직 사퇴 여부를 놓고 당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공전이 거듭됐다. 여기에 최고위원·중진(4선 이상) 연석회의에서는 최근 각종 현안에 대처하는 김 대표의 리더십을 놓고 우려와 조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대선불복도 감수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나오자 지도부가 대선불복은 아니라고 강변했지만 임내현 의원의 “(대통령) 선거 원천무효 투쟁이 제기될 수도”, 홍익표 의원의 “18대 대선 결과는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합작”과 ‘귀태 발언’이 터져나왔고, 그 이후 이해찬 상임고문까지 가세하면서 사태는 점점 커져만 갔다.

이렇듯 친노세력이 재집결하는 모습을 보고 김 대표의 존재감이 ‘없다시피 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친노에 휘둘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민주당의 연이은 막말에 “혹시 김한길 당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날 수 있도록 하는 ‘의도된 실수’ 아니냐”며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심한 발언을 작심하고 연이어 발언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김 대표의 리더십이 발휘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는 10월 재보선에서다. 10월 재보선에서도 참패로 이어진다면 김 대표는 면이 안설 뿐 아니라 그의 리더십은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이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을 통해 ‘민심 정당’으로 갈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무능력한 야당에서 벗어난 ‘비전·정책 정당’으로 거듭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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