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 숙대서 ‘블루오션 정치’주제로 강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1일 숙명여대 강단에 섰다. 대표취임 이후 대학생을 상대로 강연하기는 지난 6월 경북대 특강 이후 두번째이며 여대 강연은 처음이다. 전날 충남 수해 지역을 방문하고 이명박 서울시장과 ‘청계천 회동’을 갖는 등 제1야당 대표로서 정치적 행보를 넓히고 있는 박 대표는 이날 강연을 통해 한나라당 취약 지지층인 20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당의 비전과 국가 운영관에 대해 폭넓게 설명했다.
이날 회색 치마정장을 차려 입은 박 대표는 단상에 오르자마자 "내가 오늘 치마를 입고 왔는데 내가 바지를 입으면 자꾸 전투복을 입었다고 하니 여대생들을 만나는데 전투하러 가는 것으로 보일까봐 치마를 입었다"며 조크로 행사장에 모인 800여명의 대학생 청중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강연을 펼쳤다.
박 대표는 특히 '신뢰받는 정치'를 강조하면서 "정치인이 올바른 말을 하려고 해도 국민들이 볼 때 약속도 잘 안 지키고 일관성도 없는 정치인이라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국민들이 '너나 잘 하세요'라고 할 것"이라고 말해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선진국 정치'를 설명하면서는 "선진국 정치, 그 까이꺼 대충..." 등 최근 유행어를 섞어가면서 대학생들의 눈높이에서 ‘블루오션 정치’를 주제로 자신의 ‘민생정치론’을 피력했다. 박 대표는 "숙대의 모토가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라는데 내 마음에 쏙 드는 모토"라며 "내가 지향하는 정치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해 숙대생들의 박수를 받아내기도 했다.
박 대표는 "현재 정부와 여당은 개혁을 한다고 하지만 선거구제를 바꾸고 과거사를 파헤치는 등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일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개혁은 일자리를 만들고 더 편안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우리나라는 앞으로 10년후면 고령사회로 진입해 뛸래야 뛸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면서 "여성들이 아기들을 마음 편하게 맡기고 일할 수 있게 공교육을 늘리는 것이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무거운 정치주제에서 비켜나 부모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차례로 흉탄에 잃었을 때의 심정 등 결코 범상치 않았던 개인사를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박 대표는 "내달 26일 재. 보선이 치러지는 날은 아버지가 흉탄에 돌아가신 날이기도 하다"고 밝힌 뒤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는 충격을 연달아 받다 보니까 깨어나기가 힘들었다"면서 "어떤 사람은 미치지 않고 산 게 기적이라고 한 분도 있다"며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박 대표는 이날 90분에 걸쳐 숙명여대 학생들과 강연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 장소를 옮겨 총학생회 임원들과 30분에 걸쳐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김영선, 전재희, 송영선, 김희정, 박찬숙, 김영숙, 나경원, 전여옥 등 당 소속 여성 의원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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