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은 암매장, 남편은 음독자살
부인은 암매장, 남편은 음독자살
  • 문충용
  • 승인 2005.09.23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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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은 야산에 암매장되고 남편은 농약을 마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3일 오전 9시50분께 제주 북제주군 애월읍 산록도로 남쪽 상가리 마을 공동목장에서 김모씨(48.여)가 땅속에 묻혀있는 것을 이 마을에 사는 변모씨(44)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변씨는 "오늘 아침 방목중인 말을 살피러 목장에 들렀다가 땅을 파헤친 흔적이 있어 확인해보니 깊이 50㎝쯤 되는 구덩이에 사체가 묻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차량 바퀴 자국과 화장지가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었다. 반듯이 눕힌 상태로 발견된 사체에는 목과 등, 가슴 부위에 경미한 상처 자국이 남아 있을뿐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 경찰은 전날 밤 이곳을 찾았을 당시 이상한 흔적이 없었다는 변씨의 말에 따라,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김씨가 22일 밤부터 23일 오전 사이 이곳에 유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 남편 양모씨(51)는 이날 오후 4시께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부모 묘소 앞에서 음독 후 쓰러진 상태에서 발견됐다. 남동생(40)이 발견,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겼으나 2시간쯤 뒤 숨졌다. 묘소 인근에서 발견된 양씨의 차량에선 자신이 갚아야할 채무 등을 기록한 유서 형식의 메모가 나왔으나 다른 물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동생은 경찰에서 "오늘 오후2시쯤 형한테서 '술이나 한잔 하자'는 연락이 와 이상하게 여기다 부모님 산소에 가보니 농약을 마시고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양씨 부부는 가정불화를 겪어오다 6월중순 김씨가 집을 나가자 양씨가 가출 신고를 했으나 최근 한차례 정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죽음이 서로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양씨 동생 등 주변 인물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는 한편, 김씨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24일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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