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건실'한 페럼인프라 키우는 까닭
동국제강이 '건실'한 페럼인프라 키우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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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만에 또다시 유상증자…80억원 투입

동국제강(회장 장세주) 계열사 페럼인프라가 최근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5월 백억원대 유상증자에 이어 2개월 만이다. 페럼인프라는 올해만 유상증자를 3번 단행, 수백억원대 자금을 확충했다. 의아한 부분은 페럼인프라 재무구조가 자금지원을 받기에는 탄탄한 편이라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페럼인프라의 특별한(?) 상황과 이를 연관, 잇단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확충을 미심쩍어하는 시선도 나온다. 페럼인프라는 설립당시 오너일가가 출자금 일부를 댄 회사이자 설립이후 높은 내부거래율로 구설에 오른 회사이기 때문이다.

설립한지 4년…페럼인프라에 들어간 그룹 돈 700억원 상회
오너일가 총 지분 1% 미만이나, 내부거래율 여전히 90%대
부실계열사 살리느라 바쁜 동국제강, 작년 순손실 2800억원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뉴시스

페럼인프라는 최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8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우선주 145만4544주가 주당 5500원에 신주 발행됐으며, 이는 고려아연·세아제강·TCC동양·세광스틸 등 9개 기업이 사들였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주주들의 지분율은 일제히 감소했다. 동국제강은 78.80%에서 71.80%, 유니온스틸은 6.10%에서 5.56%, 인터지스는 1.22%에서 1.11%가 됐다. 장세주 회장 등 오너일가 7명의 지분도 0.13%에서 0.12%로 각각 감소했다. 줄어든 동일인 측 지분율은 총 7.74%였다.

페럼인프라는 5월에도 운영자금 명목 하 105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우선주 190만9089주가 주당 5500원에 신주 발행됐는데, 이때는 GS글로벌·KM철강·대한금속·세광스틸 등 12개 기업이 참여했다.

2개월 새 2번 단행한 유상증자로 페럼인프라가 외부에서 조달한 운영자금은 230억원이었다. 그룹지원은 아니었으나 과거 페럼인프라가 단행한 유상증자에 계열사들이 참여, 대규모 자금지원을 한 사례가 함께 회자됐다.

자금·일감 받고 ‘쑥쑥’

올해 1월 페럼인프라는 기타자금 명목으로 11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했다. 이 돈은 주주인 동국제강(참여율 45.45%)과 유니온스틸(45.45%), 인터지스(9.1%) 등 3개 계열사가 마련했다.

페럼인프라는 설립 첫해인 2010년에도 유상증자를 2번 실시한 바 있다. 그해 10월 장세주 회장의 여동생인 문경·윤희씨를 대상으로 2억2000만원(1억1000만원씩), 11월 동국제강㈜ 등 계열사를 대상으로 592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페럼인프라에서 단행됐다. 설립이후 4년간 페럼인프라에 그룹이 쏟아 부은 돈은 자본금 10억원을 포함해 약 725억원이다.

의아한 부분은 페럼인프라가 설립 첫해인 2010년부터 순손실을 낸 적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보여 왔다는 점이다. 즉 다른 계열사가 실적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해 그룹지원을 받는 상황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오너 2세들의 지분보유, 높은 내부거래율 등 페럼인프라의 특별한(?) 상황과 자금지원을 연관짓는 시각도 나온다. 페럼인프라는 건물관리업체로 2009년 11월 자본금 10억원(동국제강 4억원·오너일가 6명 6억원)에 설립됐다. 당시 지분구도는 동국제강 40%, 오너일가 각 10%였다.

페럼인프라는 설립 첫해부터 계열사 일감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은 회사이기도 하다. 지난 3년(2010~2012년)간 페럼인프라 내부거래율 변동추이는 97%(매출 14억4600만원, 계열사거래 14억200만원)→92%(44억9000만원, 41억3200만원)→90%(57억5900만원, 51억6100만원)였다.

특히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 내부거래가 3년 만에 268% 증가하고, 거래전량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점이 이목을 끈다. 동국제강의 자금과 일감이 페럼인프라에 집중된 양상이 되면서 “그룹차원의 지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몇 차례 실시된 유상증자로 현재 오너일가 총 지분은 60%에서 1% 미만이 됐다. 그러나 내부거래율이 여전히 높은데다 오너 2세들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라는 이유로 페럼인프라에 대한 관심은 수그러들지 않는 상태다.

동국제강 사정은?

한편, 동국제강은 철강업 불황 탓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동국제강은 매출 7조7800억원, 순손실 28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하는 동국제강㈜의 경우, 23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재무상황이 심각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1분기에도 49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동국제강이 올해 적자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에 적극 나서자 ‘동반부실’ 우려가 커졌다. 동국제강은 올 초 페럼인프라 운영자금으로 110억원을 조달했고, 7월 국제종합기계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310억원(유니온스틸 220억원·장세주 회장 60억원·유니온코팅 30억원)을 신규자금과 출자전환으로 투입했다.

동국제강은 또 자본잠식 상태인 계열사 DK아즈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억원(동국제강㈜ 55억원·인터지스 45억원)을 지원하고, DK아즈텍에 155억원(DK유아이엘 110억원·인터지스 45억원)을 대여해줬다.

DK아즈텍의 경우 DK아즈텍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계열사인 DK유아이엘이 인수해 ‘변칙지원’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전환사채 발행대가를 DK유아이엘에게 빌렸던 110억원과 맞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현금이 들어온 것은 아니나 향후 DK유아이엘이 전환권을 행사하면 갚아야할 차입금이 없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환청구권 행사’를 통한 추가지원이 점쳐졌다.

이는 △전환사채 이자율과 차입금 이자율이 6.9%로 동일하고 △전환가액이 DK아즈텍 액면가(5000원)의 10배인 5만원이며 △DK유아이엘이 전환권 행사시 DK아즈텍은 주식을 발행한 만큼 부채가 줄고 자본이 증가해 재무구조가 개선된다는 점에서 제기된 주장이다.

DK유아이엘 측은 이와 관련, “전환청구권 행사는 상황에 따라할 것”이라며 “기간 내 DK아즈텍 사업성이 좋아지면 주식으로 바꾸지만 아니면 바꾸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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