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귀금속에 대한 이야기
자동차 귀금속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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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해 많이 내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금 값은 비싸다. 순금 1돈(3.75g)이 무려 18만원을 넘으니 말이다. 자동차 이야기를 하면서 뜬금없이 금 값 얘기가 왜 나오는지 의아하겠지만 자동차 안에도 사실 금이 들어있다. 금 값이 비쌀 때는 솔깃한 말이다.

자동차에서 금은 삼원촉매로 불리는 배출가스 정화장치에 있다. 촉매라는 것은 자신은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다른 물질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매개체를 말한다. 자동차의 경우 탄화수소(HC)와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이 동시에 제거 또는 환원된다는 의미에서 삼원촉매로 부른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귀금속의 여러 종류가 이런 촉매로 사용된다.

이러한 금이 자동차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또 어떤 귀금속으로 사용되는지 알아보자. 금도 여러 종류다. 촉매 역할을 하는 것 중에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백금(Pt), 팔라듐(Pd), 로듐(Rh)으로 통칭 귀금속이라 한다. 귀금속 특성상 촉매 역할을 조금씩 다르게 하는데 백금은 일산화탄소 및 탄화수소를 이산화탄소와 물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하고, 로듐(Rh)은 산화질소를 산소와 질소로 분리하는데 사용한다.

이때 생성된 산소가 일산화탄소와 반응해 이산화탄소로 전환된다. 팔라듐(Pd)은 바로 백금이나 로듐의 대용으로 사용된다. 어느 귀금속이 더 많이 사용되느냐는 바로 귀금속의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즉, 백금 가격이 낮아지면 촉매의 백금 비율이 많아지고, 다른 귀금속 가격이 낮아지면 백금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요즘 삼원촉매 장치에는 주로 팔라듐과 로듐이 많이 사용된다. 과거에는 백금도 많이 사용됐으나 근래 백금가격이 치솟아 백금 대신 팔라듐이 더 많이 사용된다. 물론 각 귀금속의 사용 비중은 수출지역에 따라, 차종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표 중형차에 들어가는 팔라듐은 5g 정도다. 물론 로듐도 소량이 포함돼 있으나 2000cc급 중형차에 들어가는 로듐은 약 0.32g이다.

로듐의 함량이 적은 것은 같은 귀금속이라도 로듐의 가격이 팔라듐에 비해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이다. 함유량은 극히 적지만 함유량을 가격으로 환산하면 팔라듐 5g보다 비싸다. 돈으로 따지면 약 3~4만원 더 비싼 것이다. 사실 올 초만 해도 현재 운영되는 중형차에 대략 13만원 정도의 귀금속이 숨어 있었는데 지금은 그에 비해 더 비싸졌다.

더 재밌는 것은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될수록 귀금속의 사용량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모 자동차업체가 올해 새로 내놓은 신형차 촉매에는 팔라듐 함유량이 8g으로 늘었다고 한다. 배출가스 기준이 강화될수록 귀금속의 사용량이 더욱 늘어난 것. 이는 촉매를 통해 변환을 많이 시켜줘야 배출가스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연료사용을 줄이는 것도 과제다. 그래서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는 노력은 경량화로 대표되는 전처리, 그리고 연소율 증대의 연소처리, 더불어 연소 후 뿜어져 나오는 배출가스에 대한 정화기술로 대표되는 후처리 등이 동시에 노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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