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청와대 및 내각에 대한 인사단행설이 언론에 제기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 임기초반에 있을 수 없다며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대통령이 저도행 여름휴가 일정을 앞당겨 청와대로 돌아오면서 비서실과 내각에 대한 인사 이야기가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인사에 앞서 지난달 말 4박5일간의 휴가를 떠나면서 인사와 관련된 자료들을 지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휴가기간 참모진 개편안을 마무리하면서 하반기 국정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5일 청와대는 비서실장을 교체하고 4명의 수석비서관을 임명·교체하는 등 파격인사를 전격 단행하면서 청와대 2기 참모진이 새정부 출범 5개월여만에 가동되게 됐다.
이번 인사는 청와대가 국정운영을 사실상 주도하는 콘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데 따른 문책성 인사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구현 등 각종 정책 추진과 국정 기획 등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 책임을 비서실장과 수석들에게 물은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 162일만에 일부 참모진을 교체하고 새 진용을 가동키로 결심한 것은 무엇보다 지난 5개월여간 불거진 각종 문제점들을 쇄신하고 더 이상 국정 동력을 상실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만한 스타일로 평가받았던 허 전 실장의 경우 본인과 관련된 직접적인 문제요소들이 표면화된 것은 없었지만, 청와대를 총괄하면서 그동안 발생했던 문제들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했다는 책임 차원에서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허 실장이 인사위원회를 총괄하는 임무가 부여됐던 만큼 출범 초부터 새 정부 가동에 난항을 겪게 했던 인사파동을 비롯해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만든 윤창중 사태, 최근 불거져나온 공공기관장 인사 잡음, 정치현안에 대한 대응문제 등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책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의 '휴가 구상'이 이번 인사를 통해 어느정도 드러난 만큼 청와대는 물론 행정부에도 긴장감과 함께 새로운 활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통령은 최근 몇 달간 경제살리기 성과가 미흡했다는 점을 수차례 지적해온 바 있다. 그동안 발견돼온 문제점들을 하반기에 그대로 가져갈 경우 국정 동력을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