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합병설 불거진 이유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합병설 불거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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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계열사 삼성엔지니어링 0.60% 지분매입

▲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뉴시스

삼성물산은 최근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삼성엔지니어링 보통주 24만5481주를 장내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지분매입으로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0.60%를 확보, 삼성엔지니어링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물산의 지분매입 후 증권가에서는 합병설이 돌았다. 이광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첫 행보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유상증자 참여는 두 회사 간 합병이라는 장기적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매입→유상증자 참여→인수’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설은 사업부문이 겹친다는 이유로 꾸준히 언급돼왔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13 시공능력평가’를 보면 토목분야에서 삼성물산(1조6319억원)과 삼성엔지니어링(1조4181억원)은 2위와 5위를 차지했고, 산업·환경설비 분야에서 삼성엔지니어링(8조599억원)과 삼성물산(2조2525억원)은 1위와 9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가 건설(삼성물산)과 플랜트(삼성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각각 강점을 보이면서도 사업부문이 중첩됐다는 방증이다.

이는 정연주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국내 주택·해외 건축)에 주력했던 삼성물산이 해외 플랜트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올해만 사우디 전력청이 발주한 라빅 민자발전소 2단계 프로젝트(우선협상대상자 삼성물산)와 아부다비 정부기관인 에미레이트 LNG사가 발주한 아부다비 LNG저장 및 터미널 프로젝트(삼성엔지니어링)에서 치열한 수주경쟁을 펼쳤다.

이처럼 두 회사의 수주경쟁이 앞으로도 치열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합병설은 더욱더 힘을 받는 모양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되면 자원투입의 비효율성을 줄이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성장성이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삼성물산의 갑작스러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매입은 소문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그러나 두 회사의 덩치가 크고, 소액주주 비율이 50% 이상이라는 점에서 확대해석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0.6% 지분매입을 특별하게 보기 어렵다”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 등 각 계열사에 분산돼있는 건설부문을 삼성물산으로 통합하는 것은 실익보다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 측도 지분매입이 “단순투자 목적”이라며 합병설에 선을 그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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