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가슴노출은 기본, 팬티까지 벗고 누드쇼 펼쳐
최근 불경기가 지속되자 서울과 경기 지방을 중심으로 변칙적인 영업행위가 행해지고 있다. 특히 나이트 틀럽에서는 각종 이벤트들이 펼쳐지는데 그 중 하나가 섹시 댄스 경연 대회라는 것인데 그야말로 누드쇼를 방불케 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나이트 클럽이 성매매 특별법 시행 후 유일한 수혜자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유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잃은 성매매 여성들이 나이트로 주 활동무대를 옮겼기 때문이라는 분석때문인 것. 이로 인해 이른바 ‘수질(여성손님들의 상태를 지칭하는 속어)’은 급상승했고 바늘 가는데 실 가듯 남성고객들도 물밀 듯 밀려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나이트 관계자들은 고개를 흔들기도 한다. 불황의 몸살을 앓고 있기는 하지만 나이트도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만 북적일 뿐 씀씀이를 줄인 고객들 때문에 매출은 경기 좋을 때와 비교해 형편없다고 한다. 단적인 예로 그들은 댄스경연대회를 꼽는데, 장사가 잘 된다면 굳이 이런 이벤트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댄스경연대회의 풍경은 갈수록 엽기적으로 변하고 있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 한 때 ‘상금헌터’들에겐 짭짤한 사냥터
나이트클럽에는 속칭 ‘상금헌터’들이 있다. 보통 2~3명이 팀을 이룬 이들은 나이트클럽 이벤트에 손님처럼 입장해 신나게 즐긴 뒤 상금을 챙겨 유유히 사라진다.
주말을 집중적으로 하룻밤 사이에 4~5군데 업소를 돌며 하루에만 200만원 이상, 월 2000만여원을 벌어들인다고 전한다. 최근 불경기가 지속되자 서울과 일산·인천·대전 등 서울과 몇몇 지방의 나이트클럽에서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누드댄스 경연대회를 벌이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서울 인근의 한 나이트클럽은 매주 목~토요일 밤에 ‘섹시댄스 경연대회’라는 이름으로 이벤트를 열고 있다. 남녀를 불문하고 가장 야한 춤을 추는 참가자에게 1등 50만원, 2등 30만원, 3등 20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있다.
이 나이트클럽은 당초 일반 손님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열었으나 참가자도 적고 수줍어하는 이들이 많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자 돈을 주고 업소 측에서 고용한 전문 스트립 댄서를 손님으로 가장해 내보냈다. 이 댄서가 일반인은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올 누드로 춤을 춘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런 흥행용 이벤트로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이 늘었지만 ‘상금헌터’의 좋은 먹잇감으로 노출됐다.
이 업소는 최근에 황당한 일을 당했다. 고용된 ‘선수’ 댄서보다 훨씬 더 화끈하게 춤을 춘 일반 참가자가 등장한 것. 춤 솜씨도 예사롭지 않았다. 성적은 보통 테이블 손님들이 치는 박수 소리로 등수를 정하는데, 누가 들어도 이 일반 참가자의 박수 소리가 더 우렁차 상금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 손님은 실오라기 하나 거치지 않은 완전 나신이 됐을 뿐 아니라 엽기적인 동작을 선보여 나이트 내 손님들을 경악케 했다.
■ “우리는 전문 공연조다. 다른 나이트클럽 대회에 참가하러 가야 한다”
이들이 상금을 노리는 전문 공연팀이라는 사실은 이벤트가 끝난 뒤 얼마 안돼 밝혀졌다. 1등 수상자인 여자손님을 부킹시켜 달라는 남자들의 빗발치는 성화로 이들을 부킹하려 하자 웨이터에게 “우리는 전문 공연조다. 다른 나이트클럽 대회에 참가하러 가야 한다”고 신분을 밝힌 후 서둘러 사라졌다고 한다.
웨이터들 사이에서는 상금을 노리는 공연조가 여럿 활약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통하고 있다. 강남에서 본 1등 참가자가 일산에서도 상금을 타갔는가 하면 인천에서 열린 경연대회에서도 초절정 섹시댄스로 대상을 타간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들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비치는 투명재질의 옷, 개·고양이 등 애완동물, 가죽 속옷, 양 옆에서 잡아당기면 바로 2등분으로 분리되는 특수 복장 등 댄스대회를 위한 소품 준비도 철저히 해와 주최 측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한 웨이터는 “요즘에는 이벤트 때마다 전문가 냄새가 나는 참가자가 꼭 있다”며 “업소마다 다르지만 매주 보통 50만~100만원을 일등 상금으로 내걸고 있으며, 월말 결선 때는 200만~300만원을 주는 곳도 있어 이들의 수입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상금사냥꾼 옛말 요즘엔 너도 나도 벗어
취재 중에 만난 나이트클럽의 한 웨이터. "상금사냥꾼이라고 있었죠. 각 나이트마다 돌면서 섹시댄스와 적당한 노출로 댄스경연대회 상금을 싹 쓸어 가는 애들이요. 하지만 요즘엔 전문가가 따로 없어요. 경쟁이 정말 치열하죠." 서울 강남 ‘M’나이트 웨이터 그는 달라진 댄스경연대회의 세태를 이렇게 담담하게 전했다.
그는 최근 열리는 나이트의 댄스경연대회는 노출경쟁을 넘어 엽기열전으로 변하고 있단다. 이런 풍경을 보면 확실히 화끈한 일(?)을 하던 여성들이 나이트로 대거 진출한 것만큼은 사실인 모양이라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댄스경연대회 관람을 목적으로 나이트를 헤매는 남성고객들까지 생겨났다.
나이트에서 만난 회사원 A씨와 그의 동료들은 댄스경연대회에 넋을 잃고 있었다. '자주 오냐?'고 묻자 가장 싸고 유쾌하게 놀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것이라고 말한다.
■ 가슴노출 기본, 팬티벗고 각종 알몸쇼까지
이유는 우선 댄스경연대회는 손님이 별로 없는 월요일 같은 때 이벤트로 열리기 때문에 주말과 비교하면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웬만한 스트립쇼장을 방불케 하는 일반여성들의 질펀하고 뜨거운 섹시댄스와 누드댄스라고 한다.
"가슴 정도 까는 건 원래 기본이죠. 진행자가 제지를 해도 요즘엔 무대를 휘저으며 팬티까지 훌렁훌렁 벗어요. 용기만 좀 있으면 남자도 무대에 나가는 게 좋아요. 커플댄스 시간이 되면 여자 애들이 얼굴에 가슴하구 그곳을 막 들이대요."
술에 얼큰하게 취한 A씨의 댄스경연대회 감상노하우에는 들뜬 감정이 고스란히 실려있었다. 아예 작정하고 노팬티로 와서 춤추는 여성, 프로 쇼걸처럼 T팬티 한 장 달랑 입고 가랑이를 일자로 벌린 채 댄스플로어를 뒹구는 여성 등등. 그가 목격한 엽기 댄스걸들의 이야기는 쉽게 중단되지 않았다.
■ 댄스경연만 구경다니는 남성고객도 생겨
그렇다면 댄스경연대회에 참가한 여성들은 왜 이렇게 필사적으로 변하는 것일까. 웨이터 '제임스딘'은 ‘먹고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간단히 규정한다. 최근 나이트의 댄스경연대회 상금은 우승자가 고작 50만원, 준우승에겐 30만원 정도가 주어진단다.
과거 흥청망청 했던 시절엔 최하가 백만원. 월말결선 등 이벤트가 더 커지면 진짜 한몫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참가자들이 적어 우승 경쟁률도 높지 않았다. 여성들의 노출수위나 선정적인 댄스 역시 지금보다 훨씬 약했다고 한다.
“전문 선수들은 진행자가 다 알아봐요. 아무리 몸부림쳐도 계속 우승을 시켜주진 않죠. 하지만 요즘엔 그렇게 굳이 골라낼 필요가 없대요. 남들 앞에서 가슴을 내놓고 아무렇지 않게 춤추는 여자들이 한 두 명이 아니란 얘기죠.”
그는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덧붙였다. “아!, 다른 건 몰라도 댄스경연대회에 나간 언니들 부킹 인기는 최고죠. 상금을 못 받더라도 또 다른 작업 성공률은 높아지는 셈이죠. 어쩌면 그것 때문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무대에 나갈지도 몰라요.”
취재를 마치고 시계를 들여다보니 새벽 5시를 살짝 넘어있었다. 웨이터들은 그래도 “오늘은 얌전한 날에 속한다”며 입을 모았다. 나이트클럽에 불이 꺼졌다. 노골적 욕망이 뚝뚝 묻어났던 나이트클럽은 어느새 어둡기만 한 거대한 빈 공간으로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몇 시간 후면 또 욕망에 가득 찬 남녀들이 몰려들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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