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의원, "노무현 대통령은 때론 야당의 편이 되어 주었다"
이재오의원, "노무현 대통령은 때론 야당의 편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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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새누리당의 이재오 의원이 2006년 원내대표 시절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였던 김한길 대표와의 '3자 회동' 일화를 소개하여 화재가 되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13일 오전 트위터에 "한나라당 원내대표 때이다. 2006년 4월29일 울산에서 당 행사에 참석하고, 김기현 의원과 구청장, 시의원들과 저녁을 먹고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했다. '이 대표, 내일 청와대 관저에서 조찬할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고 밝혔다.

이어 "순간 당황스러웠다. 당시는 사학법 개정문제가 마무리 되지 않아서 여야가 매일 싸우고 있을 때"라며 "일단 '그렇게 하겠습니다'고 전화를 끊고, 울산에서 밤 늦게 차로 올라와서 광화문에서 목욕하고 바로 청와대 관저로 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청와대에 도착해보니 김한길 여당 원내대표가 먼저 와 있었다고 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김한길 원내대표에게 "김 대표님, 이번에는 이 대표 손들어 주시죠. 야당 원내대표 하기 힘드는데 좀 도와주시죠. 양보 좀 하시죠"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순간 김한길 대표의 얼굴이 굳었다. 분명 모르고 온 것 같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김 대표는 "대통령님 당 분위기와 완전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당 분위기는 그게 아닙니다"며 정색하고 이의를 제기 했다는 것이다.

이에 노 대통령은 "나도 당 분위기를 잘 압니다. 지금 당이 내 말을 듣겠습니까. 내 뜻이 그렇다는 것입니다"고 말했고, 김 대표는 "저는 당에 가서 보고해야 되겠습니다"하고 일어나서 나갔다고 밝혔다.

그 뒤 노 전 대통령과 한 시간 가량 청와대를 둘러본 이 의원은 "나는 그 날 두 가지를 배웠다.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한 것과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정국이 꼬여 여야가 싸울 때는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여유가 있구나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며 "이 후 내가 원내대표를 그만둘 때까지 노 전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거나 비난하기가 인간적으로 매우 어려웠다"며 "지금은 고인이 된 분과 있었던 이야기가 오늘 따라 생각이 났다"며 마무리를 했다.

야당이 국정원 국정조사와 관련 장외투쟁을 강행하는 요즘 여당에 양보를 권하는 듯한 이재오 의원의 '고 노무현 대통령의 야당 편들어주기'이야기를 정쟁의 깊은 골로 빠져드는 여야와 청와대는 어떤 의미로 받아드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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