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광폭행보, 불안감 반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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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변두리, 인재영입 난항 등 ‘새 정치’ 뒤뚱뒤뚱

▲ 국정원 정국 등 현안 이슈의 변두리에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최근 광폭행보를 펼치며 언론의 관심도를 높여가고 있다. 사진 / 원명국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국정원 국정조사 정국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부단히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국조특위 위원이 아닌 이유로 이슈의 중심에 서 있지는 않지만, 트위터와 개인성명 등을 통해 시의 적절하게 언론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

이슈에 대해 이처럼 대응함과 동시에 안 의원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사실상의 결별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듯, 야권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최장집 교수가 아니더라도 잠재적 영입 인재들이 풍부하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슈주목도가 낮은 무소속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 같이 광폭적 행보를 펼치고 있는 것은 그만큼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의원 측이 인재영입에 어려움을 겪자, 조심스럽게 신당 창당이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신당 창당이 어렵다는 것은 곧, 안철수의 새 정치 실험에 제동이 걸리게 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안철수 의원은 그야말로 무소속 초선 국회의원으로 남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안 의원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지자들에게 신당창당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줘야만 한다. 10월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지금은 살아 있는 이슈 메이커가 돼야만 하는 것이다. 안 의원 주변에서 “(안 의원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올법한 이유다.

◆이슈 따라잡기 부단…여전히 양당과 차별화
안철수 의원은 20일 오전 성명서를 내고 전날(19일)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과정에서 여야 위원들 간 고성과 막말이 난무한데 대해 “반드시 고쳐야 할 낡은 정치행태”라며 비판했다. ‘안철수=새정치, 막말고성 여야=구태정치’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 특위위원인 조명철 의원에 대해서는 “증인으로 나온 권은희 전 과장에게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라고 질문한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조특위 위원이 아니지만 여론의 관심도가 높아진 이슈에 목소리를 냄으로써, 최소한 이슈의 언저리에는 서 있음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해당 발언은 첫째, 명백하게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권 전 수사과장이 광주출신임을 부각시켜 권 증인의 발언에 지역주의 색깔을 칠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경찰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경찰은 대한민국 경찰 그 자체이지 광주, 부산, 대구 등 특정지역 출신만으로 구성되는 경찰이 어떻게 따로 있을 수 있는가. 상식과 정도에 너무나 어긋나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국정조사 본질의 초점을 흐리고 있다”면서 “누구보다도 진실을 밝히는데 앞장서야 할 국조 특위 위원이 자극적 언사를 통해 상대방을 자극, 격한 대립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 명백한 직무유기 행위”라고 힐난했다.

안 의원은 거듭 “국정조사 청문회장에서 이처럼 후진적 발언이 나온 것을 국민은 결코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대통합을 강조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국민대통합위원회까지 설치한 마당에 대통령이 속한 정당의 의원이 공공연하게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한다면 정부의 정책 의지를 국민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안 의원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이나 행위는 반드시 고쳐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조경태와 긴밀 회동, 전략적 만남인가?

▲ 안철수 의원이 20일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과 단독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 오후에는 일부 언론을 통해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과 만나 정국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시사포커스>가 조 최고위원 측에 확인한 결과, 만남을 가진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그러나 배석자 없이 독대를 한 탓에, 정확히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이를 보도한 언론에서는 “안 의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안 의원은 조 최고위원에게 10월에 다가올 국정감사 준비와 관련해 많은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의원들을 만날 계획이며 조언을 구할 생각”이라고 덧붙여 밝혔다.

그러나 최근 최장집 교수와의 결별 등으로 인재영입에 더욱 부심 중인 안 의원이 민주당 최고위원인 조경태 의원과 긴밀한 만남을 가졌다는 것은 다양한 해석을 낳게 하고 있다. 가장 쉽게 그려지는 그림은 조 최고위원에게 신당 영입을 제안했을 수 있다. 안 의원 입장에서는 조 최고위원이 같은 부산 출신으로 정서적 공감대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젊고 당찬 이미지에도 매력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조 최고위원이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 기득권 타파와 새 정치를 외쳐왔다는 점이나, 당내 대표적 反친노성향이라는 점도 안 의원과 코드가 맞는 부분이다. 수많은 인사들을 제쳐두고 조 최고위원에게서 국감 조언을 구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측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안 의원은 조 최고위원 외에도 원혜영, 양승조, 최재천 등 민주당 인사들과 만남을 가져왔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의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한 만큼 확대해석을 경계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번 안철수 의원과의 만남과 이에 대한 언론보도 등을 바라보는 조경태 최고위원 측의 시선은 달랐다. “두 사람의 만남 자리에 배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당 영입을 제안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안철수 의원 쪽에서 (만남 사실을 언론에) 흘린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이날 <시사포커스> 기자와 통화에서 “앞서 광복절 행사에서 조 최고위원과 안 의원이 옆자리에 앉게 돼 언제 차 한 잔 하자는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20일) 안 의원이 조 최고위원 의원사무실로 찾아와 10분~15분 정도 대화를 나누고 갔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안 의원의 다양한 제안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것은 알 수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그는 “안철수 의원이 만나고 나가자마자 언론사 기자에게서 두 분이 만났느냐는 전화가 왔었다”며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안철수 의원 쪽에서 만남 사실을 언론에 흘린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 최고위원 측의 이 같은 추측이 사실이라면, 안 의원의 이번 조 최고위원과 만남은 철저히 전략에 의한 만남이었을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서 여전히 안 의원과 비공개로 접촉하는 인사들이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나아가 안철수 신당의 인재영입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지지층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이 정국 현안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키우고, 인재영입을 위한 광폭적 행보를 보일수록 오히려 불안감을 드러내는 반증이 아니냐는 시선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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