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전선이 원전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경쟁업체들과 담합행위를 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은 16일 경기도 안양시 소재 LS전선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원전부품 납품과 관련된 서류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 정밀분석에 착수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LS전선은 한빛 3~6호기와 한울 3~6호기, 신월성 1~2호기, 신고리 1~2호기에 부품을 납품하거나 입찰에 참여하면서 자회사 JS전선을 포함한 국내 전선업체들과 사전에 입찰가를 조율하는 등 담합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4일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혐의로 LS전선 조모 전 차장과 전 직원 황모씨를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검찰에 'LS전선이 한울 3~6호기에 납품한 부품의 시험성적서 8건을 위조했다'는 내용의 수사를 요청, 5건이 위조된 것으로 확인된 데 따른 결과로 전해졌다. 검찰은 5건 중 공소시효가 지난 3건은 제외하고 2건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이처럼 LS전선이 잇달아 시험성적서 위조, 가격담합 의혹에 휘말리자 LS전선과 JS전선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JS전선은 LS전선의 자회사로 앞서 원전에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불량부품을 납품해 논란을 일으킨 곳이다. 당시 여론은 LS전선에 대해 자회사 비리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서, JS전선의 시험성적서 위조와 LS전선의 관련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LS전선 측은 철저히 선을 그었지만 LS전선이 지분율 69.92%로 JS전선 최대주주라는 점과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JS전선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는 점, 구자열 LS 회장도 최근까지 JS전선 대표이사로 재직했다는 점은 LS전선과 JS전선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근거가 됐다. 아울러 시험성적서 위조를 공모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JS전선의 엄모 고문이 LS전선 출신이라는 점도 의구심을 배가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LS전선이 받고 있는 일련의 의혹(시험성적서 위조 및 입찰담합)이 더해지면서 일각에서는 'JS전선의 시험성적서 위조를 LS전선도 인지하고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중이다.
검찰도 이번 수사를 통해 LS전선의 입찰담합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LS전선이 JS전선의 시험성적서 위조와 연관이 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해당 의혹에 대한 관심은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LS전선 관계자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20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사실이 아니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LS전선이 납품한 부품들은 까다롭게 검증을 받았고, 문제없는 것으로 판정됐다"며 JS전선과 LS전선 제품 간 차이를 강조했다.
이어 전 직원들이 시험성적서 위조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과 관련, 'LS전선 제품의 품질을 어떻게 자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분들은 품질관리 소속이 아니었다"며 "LS전선 제품들은 품질관리를 철저히 받았고 문제가 없다"고 거듭 해명했다.
입찰담합 수사와 관련해서는 "16일 압수수색을 받았고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온 뒤 이에 따른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LS전선은 신고리 1~2호기에 납품된 JS전선의 불량부품 교체작업을 맡으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지난달 초 "계열사(JS전선)가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불량부품을 납품하고 모기업(LS전선)은 불량부품 교체사업을 맡았다"며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고 양사 간 연관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