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7명의 인부들이 숨진 서울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는 공사를 발주한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를 비롯해 감리단과 시공사, 하도급사의 안전 관리 감독 소홀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달기지 작업구에 임시로 설치한 마개플랜지(차수막)의 안전성에 대한 구조검토를 실시하지 않은 점과 한강물이 도달기지 수직구 내에 유입된 상황에서도 작업을 지시해 참사가 빚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차수막은 한강 수위 상승에 따른 수압을 이기지 못해 터졌다.
29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2회에 걸쳐 책임 감리단에 '장마 및 한강 홍수에 대비한 수방대책'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고 감리단에서는 시공사(원청)에, 시공사는 하도급사(하청)에 순차적으로 지시해 최종 하도급사에서 마개플랜지 설계도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하도급사는 설계도와 다르게 철판 4조각을 용접으로 이어 붙여 원형(圓形)으로 된 마개플랜지를 제작한 후 지난 7월2일 오전께 도달기지 수직구 하단부 터널입구에 설치했다.
이 구조물의 설치 부실과 계속된 장맛비 등의 영향으로 도달기지 수직구 내에 한강물이 차 있었던 상황에서 작업이 이루어진 것이 결국 사고의 원인이 된 셈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전날인 지난달 14일부터 이미 수위가 5m로 상승해 도달기지 수직구 내에 3m 가량 한강물이 차 있었고, 사고 당일에는 한강수위가 계속 상승했다.
오후 4시께부터는 사실상 도달기지 내부로 한강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수압을 견디지 못한 마개플랜지가 파손, 터널 내 작업 근로자 7명이 수몰돼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같은 수사사항을 바탕으로 발주처 공무원(6급) 1명, 감리단 2명, 시공사 2명, 하도급사 2명 등 총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이중 과실이 중한 시공사 현장소장 박모(47)씨와, 하도급사 현장소장 권모(43)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