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업 불황으로 인한 신성그룹의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8월 23일 신성솔라에너지와 계열사 신성이엔지, 신성에프에이에서는 채무보증 연장공시를 동시다발적으로 냈다. 내역을 살펴보면 신성솔라에너지 3건, 신성에프에이 2건, 신성이엔지 1건이다. 채무보증은 신성솔라에너지가 신성이엔지(3건), 신성에프에이가 신성이엔지(2건), 신성이엔지가 신성에프에이(1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업황 불황 및 지난 4월 신성솔라에너지와 채권단이 맺은 채무연장 자율협약에 기인한 결과인 듯 보이나 채무보증 규모에 동반부실에 대한 염려가 크다.

중심에는 신성솔라에너지…태양광업 불황에 재무악화
신성이엔지·에프에이, 자기자본 훌쩍넘는 보증 총규모
돕고 도움받는 3개사
신성솔라에너지가 8월 23일 계열사 신성이엔지에 대한 채무보증 3건의 만기를 2014년 2월 25일까지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채무보증의 총 규모는 94억원으로 채권자는 외환은행(39억원)과 하나은행(36억원·40억8000만원)이었다. 이번 만기연장까지 포함해 신성솔라에너지의 채무보증 총 잔액은 541억원이 됐다. 자기자본은 672억원이다.
신성솔라에너지 계열사 2곳에서도 이날 채무보증 연장공시를 냈다. 신성에프에이(2건)와 신성이엔지(1건)가 그 주인공이다. 신성에프에이는 신성이엔지에 대한 36억원(채권자 하나은행)과 39억원(외환은행) 규모 채무보증 만기를 각각 2014년 2월 25일까지, 신성이엔지는 신성에프에이에 대한 36억원(하나은행) 규모 채무보증 만기를 2014년 2월 26일까지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의 경우, 신성솔라에너지와 달리 자기자본보다 채무보증 총 잔액이 많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신성이엔지의 채무보증 총 잔액은 2430억원으로 자기자본 399억원보다 500% 많았다. 신성에프에이도 채무보증 총 잔액이 자기자본 278억원보다 770% 많은 2425억원에 달했다.
또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의 채무보증 총 잔액 중 90%는 신성솔라에너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이엔지는 신성솔라에너지가 금융권에서 차입한 24건(총 채무보증 33건)에 대해 2180억원 채무보증을 섰다. 신성에프에이도 신성솔라에너지가 금융권에서 차입한 24건(총 29건), 2206억원에 대해 채무보증을 섰다.
3개사의 채무보증 현황을 보면,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가 신성솔라에너지를 돕고 신성솔라에너지가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를 돕는 양상이었다. 별도로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도 서로 채무보증을 서주는 관계다. 즉 3개사는 신성솔라에너지를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채무보증 관계를 구축한 셈이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에게 채무보증을 부탁하는 단골고객(?)인 동시에 지분율 35.24%, 36.02%로 양사의 최대주주인 회사다.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가 최대주주인 신성솔라에너지를 위해 막대한 규모의 채무보증에 동원되면서, 신성솔라에너지의 현 사정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채권단과 자율협약
신성솔라에너지는 태양전지 및 모듈 제조업체로 최근 태양광업 불황 탓에 재무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로부터 약 2200억원 안팎의 채무보증을 받은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성솔라에너지는 매출 1556억원, 당기순손실 647억원을 기록했다. 적자전환한 2011년에 이어 적자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올해 상반기도 마찬가지였다. 신성솔라에너지는 매출 449억원, 당기순손실 2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2012년 886억원)은 97% 감소하고, 당기순손실(163억원)은 59% 증가한 것이다. 자산총액도 지난해 말 3207억원에서 2898억원으로 줄었다. 부채총액은 2440억원으로 지난해(2535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자본총액이 672억원에서 459억원으로 대폭 감소한 탓이다.
재무악화에 시달리던 신성솔라에너지는 지난 4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포함, 금융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금융채권단은 신성솔라에너지가 차입금 상환부담을 덜고 경영정상화에 매진하도록 차입금 금리동결과 채무상환 만기연장을 통해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신성솔라에너지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회를 잡았음에도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의 채무보증 총 잔액이 자기자본보다 훨씬 많다는 점은 여전히 동반부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가 흑자 전환하기는 했지만 실적에 비해 과도한 규모라는 지적이다.
또한 태양광 관련제품 공급량이 감소하는 등 업황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에도, “포트폴리오가 제품생산과 시스템 개발 등 후방산업에 집중돼있는 신성솔라에너지의 경우 실적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까지 나온 바 있어 ‘동반부실’ 우려는 더욱 커지는 듯 보인다.
신성솔라에너지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올해 맺은 자율협약에 따라 채무보증 만기가 2015년 말까지 연장된데 따른 공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의 채무보증 규모가 과대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에서도 인정을 해준 사항으로 자사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신성솔라에너지의 실적개선 시기와 관련해 “단기간에 채무를 줄이는 것은 어렵겠지만 태양광 업황이 2분기부터 좋아졌다”며 “신성솔라에너지도 2분기 적자규모가 감소했다. 3~4분기도 충분히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에 대해서도 “독립적인 회사로서 현재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