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여인이 강물되어 흐르네, 공주 고마나루와 공산성
곰 여인이 강물되어 흐르네, 공주 고마나루와 공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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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가볼만한 곳 ② 충남 공주시 웅진로

높아진 하늘과 투명해진 바람결에서 가을이 느껴지는 요즘, 번잡한 일상을 떠나 호젓함을 느끼기에 백제의 고도 공주가 제격이다. 인간을 사랑했다가 버림받은 곰 여인이 강에 몸을 던졌다는 슬픈 전설이 서린 고마나루에서 공주보까지 이어진 강변길은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백제왕이 거주하던 공산성은 성벽 길을 따라 멋진 풍광이 이어지고, 야경도 특별하다.
고마나루, 국립공주박물관, 공주한옥마을, 송산리 고분군, 공산성은 걸어서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가깝다. 백범 명상길이 있는 마곡사, 계룡산국립공원에 있는 갑사 가는 길도 상쾌하다. 특별한 볼거리나 체험을 원한다면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이나 5도2촌을 추천한다. 계룡산자연사박물관에는 거대 공룡의 실물 화석과 미라가 전시되었다. 도자기 체험이 가능한 돌담풍경마을, 알밤 줍기가 재미있는 자연애밤토랑마을 등 5도2촌의 가을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 고마나루 솔숲 곰가족상 ⓒ김숙현

고마나루에는 전설이 하나 전해온다. 인간 세상을 동경하던 연미산의 곰이 여인네로 변신해 길 잃은 나무꾼과 아들딸 낳고 잘 살다가 나무꾼이 마을로 돌아가 버리자 슬픔을 이기지 못해 금강에 몸을 던졌다는 내용이다. 그 이후 금강이 범람하고 거칠어질 때마다 곰 가족을 기리며 제를 올렸다고 한다.

고마나루에서 공산성까지

고마나루의 ‘고마’는 ‘넓다’는 의미다. 백제시절 서해에서 올라온 배나 금강 상류를 오가던 배가 드나들던 넓은 나루터가 고마나루다. 고마나루에는 지금도 아담한 곰 사당이 남아있다. 돌로 깎은 작은 곰 상을 모신 사당 주변으로 키 큰 소나무들이 우거져 보기 좋다. 솔숲 사이사이 현대 작가들이 만든 곰 가족상도 있다. 강변으로 내려가면 백제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국가가 주관하여 금강에 수신제를 지내던 웅진단 터가 나온다. 강 건너편이 곰 가족이 살던 연미산이다.

시간이 넉넉하면 고마나루에서 시작해 공주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고마나루명승길(총 23km, 6시간 30분 소요)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코스는 ‘고마나루-공주한옥마을-국립공주박물관-송산리 고분군-황새바위성지-산성시장-공산성-금강철교-정안천 생태공원-연미산-공주보-고마나루 수상공연장-고마나루’다.

▲ 공산성 성벽길 ⓒ김숙현

공산성은 백제 시대에 쌓은 왕성이다. 22대 문주왕이 475년 한성(서울)에서 웅진(공주)으로 천도한 뒤, 538년 성왕이 사비(부여)로 옮길 때까지 64년간 5대에 걸친 백제왕들이 공산성 안 왕궁에서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웅진성이라 했고, 고려시대에는 공주산성, 조선시대에는 쌍수산성으로 불렀다.

성의 동서남북에 영동루, 금서루, 진남루, 공북루 등 성문이 있다.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주 출입문은 서문에 해당하는 금서루다. 백제 때는 고마나루를 이용했지만, 조선 시대에는 공북루 아래 큰 나루터가 있어 금강을 건넜다.

공북루 위쪽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금강과 공주 시내 전망이 시원하다. 성벽은 2.6km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금서루에서 왕궁추정지와 쌍수정까지 보고 돌아오는 데는 30분이면 충분하다. 4~10월 매주 토·일요일(7~8월 제외) 금서루에서 웅진수문병교대식이 열린다. 백제 의상 입어보기, 활쏘기, 백제 왕관 만들기, 백제 탈 그리기 등 체험 코너도 마련된다.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오면 공산성의 밤 풍광을 보러 나선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공주 야경과 금강 위에 걸린 철교, 성벽을 비추는 조명이 시원한 밤공기와 어울려 기분 좋다.

▲ 공산성 야경 ⓒ김숙현

웅장한 문화유산, 무령왕릉

동글동글한 언덕처럼 보이는 송산리 고분군은 삼국시대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의 밝혀진 무령왕릉을 비롯해 고분 7기가 모여 있다. 1~6호 분은 백제시대 왕과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7호 분은 백제 25대 무령왕과 왕비의 능으로, 1971년 여름 5~6호 분의 배수로 공사 중에 우연히 발견됐다.

▲ 무령왕릉이 있는 송산리고분 ⓒ김숙현

모형전시관에서 고분 발굴 과정, 내부 모습, 백제 문화 등을 접할 수 있다. 모형전시관을 둘러보고 공원처럼 깔끔하게 조성된 고분군 주변을 산책하면 된다. 출구에서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중간에 공예품전시관과 관광객 쉼터가 있다. 쉼터에서 밤으로 만든 과자, 쿠키, 알밤막걸리 등 주전부리로 적당한 공주 특산물을 판매한다. 송산리 고분군 입구에 최근 개관한 웅진백제역사관도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백제시대 문화를 테마로 한 국립공주박물관에는 무령왕릉의 주요 출토유물이 전시됐다. 왕릉에서 출토된 유물 4600여 점 가운데 무령왕 금제관식(국보 154호), 무령왕 금귀걸이(국보 156호) 등 12점이나 국보로 지정됐다.

▲ 공주 한옥마을 ⓒ김숙현

무령왕릉에서 국립공주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자리한 공주한옥마을은 공주를 찾는 개별 여행객은 물론 수학여행객에게도 인기 있는 숙소다. 한옥 고유의 멋을 간직하면서도 내부시설은 편리하게 갖춰놓았다. 사이버공주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하면 공주 주요 관광지 입장료와 공주한옥마을 숙박료가 무료 혹은 할인된다.

▲ 마곡사 ⓒ김숙현

공주를 대표하는 사찰로 마곡사와 동학사가 있다. 백제시대에 창건된 고찰 마곡사는 《정감록》이나 《택리지》에서 기근이나 전란의 염려가 없는 곳으로 꼽혔는데, 일제강점기에 김구 선생이 은거하기도 했다. 선생이 다니던 길을 따라 만든 백범 명상길은 솔향기를 맡으며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마음속 번뇌를 씻어내는 템플 스테이도 가능하다.

계룡산국립공원에 자리한 동학사는 올라가는 길에 절로 삼림욕이 된다. 짙은 그늘이 이어지고 투명한 계곡을 끼고 있어 여름철에는 피서객이 줄을 잇고, 가을이면 단풍이 눈부시다. 동학사 입구의 계룡산자연사박물관에는 희귀한 전시물이 많다. 1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거대한 초식 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실물 골격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2층의 매머드 화석, 3층의 미라관도 인기 있다. 미라관에서는 조선시대 학봉장군 미라가 눈길을 끈다.

▲ 계룡산 동학사 ⓒ김숙현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시골에서’라는 취지로 시행되는 5도2촌마을은 다양한 체험을 원하는 여행객들에게 도움이 된다. 돌담풍경마을, 지게놀이마을, 천탑마을, 산수박마을, 도담골 호반마을, 자연애밤토랑마을, 무르실 고추마을 등 재미있는 체험마을 20여 곳이 있다. 차곡차곡 쌓은 돌담이 보기 좋은 돌담풍경마을에서 접시를 만들고, 만두를 빚어 전골을 끓여 먹었다. 계절에 따라 체험 프로그램이 다르고, 마을 위쪽에 자리한 계룡산도예촌에서 작가들의 도예 작품 감상과 구입도 가능하다.

 

〈당일 여행 코스〉
역사 유적 코스 / 공산성→무령왕릉→공주한옥마을→국립공주박물관→고마나루→마곡사
문화 탐방 코스 / 고마나루→공산성→돌담풍경마을, 계룡산도예촌→계룡산자연사박물관→동학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마곡사→공산성→무령왕릉→국립공주박물관→고마나루→공주한옥마을(숙박)
둘째 날 / 동학사→계룡산자연사박물관→계룡산도예촌→돌담풍경마을(체험)

〈여행 정보〉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남부터미널-공주, 20~40분 간격(06:30~20:30) 운행, 우등(직행) 1시간 30분, 일반 2시간 3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공주, 1시간 간격(07:10~18:50) 운행, 2시간 소요.
대전서부시외버스터미널-공주, 시외버스 하루 수십 회(06:30~22:15) 운행, 1시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천안논산고속도로 공주 IC→공주·공주보 방면 우회전→백제큰길 1.4km→생명과학고 교차로 대전 방면 좌회전→전막교차로 무령왕릉 방면 우회전→금강철교→공산성

○ 축제와 행사 정보
-웅진수문병교대식 : 2013년 4월 20일~10월 6일(매주 토·일요일, 7~8월 제외), 공산성 금서루
-백제문화제 : 2013년 9월 28일~10월 6일, 금강둔치공원·공산성 일원
-공주알밤축제 : 2013년 9월 28일~10월 6일, 금성동 연문광장 일원
-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 : 2013년 9~10월, 연미산자연미술공원

○ 주변 볼거리
충청남도역사박물관, 박동진 판소리전수관, 석장리박물관, 임립미술관, 지당자연사박물관, 황새바위성지, 우금치 전적지, 금강온천 등
 

 

출처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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