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시가 다문화가족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신규로 추진한 결혼 이주여성 검정고시반이 놀라운 성과를 나타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월에 실시된 검정고시에 31명 전원이 도전, 17명이 합격(55%)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결혼이민자 검정고시반이 올 3월에 개강하여 6개월만에 이뤄낸 놀라운 성과다.
결혼이주여성 검정고시반은 그간 자격조건 미달로 사회저소득층을 형성 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학력수준 상승에 기여하고 나아가 사회·경제적 진출 확대를 위한 프로 그램이다.
검정고시 과정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을 기본으로 중졸반의 경우 선택과목 포함 6과목, 고졸반의 경우 8과목을 평균 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
시험을 준비하는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단기간에 한국어 공부와 다른 과목을 병행해서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다른 도전자 보다 몇 곱절 더 힘든 환경이다.
전주시에서는 이러한 결혼이주여성의 특수한 환경에 맞게 맞춤형 교육을 계획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여 한몫을 톡톡히 해주었다.
전라북도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검정고시는 초·중·고졸반 전 과정에 도민 1,572명이 응시하여 925명이 합격하여 59%의 합격률을 보인 점과 비교해 봐도 전주시 결혼이주여성 검정고시반의 성적은 대단한 결과 임에 틀림없다.
이번 고졸반 검정고시에 최종합격한 유지평(35세)씨는 중국 출신으로 지난 2003년에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중국어강사를 하며 가사와 육아로 바쁘게 살아가는 가운데 마음 한편으로는 늘 원하던 꿈이 있었다.
그것은 한국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학력취득과 전문적인 직업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어 쉽게 도전하지 못하던 중 전주시에서 결혼이주여성 검정고시반을 지원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꿈을 위해 노력하고 그것을 이루어낸 지금, 제가 너무 대견하고 미래가 기대된다”며 “단기간에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려니 힘든 점도 많았지만 항상 열심히 응원해준 남편, 아이와 기쁜 소식을 함께하고싶다”며 활짝 웃었다.
전주시 이숙이 여성가족과장은 “국제결혼 이주여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취약은 결국 다문화가족 자녀의 학습능력 지체로 이어지고 이것은 빈곤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순한 일회성 금전적 지원보다는 근본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한 시점 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업 성과야말로 본인의 성공을 넘어 다른 결혼이주여성들에게도 굉장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