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의 무상보육 예산을 둘러싼 여야 설전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과 박원순 서울시장 간 무상보육 맞짱토론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 최경환 원내대표가 먼저 토론을 제안했고, 박원순 시장이 이에 적극적으로 응했기 때문이다.
크게 봤을 때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상보육 이슈 키우기가 크게 효과를 거두고 있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의 공개토론 제안 자체가 박 시장이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빠져든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박 시장 입장에서는 공개토론 제안을 안 받을 이유가 없다. 공중파를 통해 전국적으로 토론이 생중계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것은 물론이다. 이미 지하철과 버스 등 전방위적인 광고를 진행해온 박 시장 입장에서 방송토론은 돈 들이지 않고 최상의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서울시가 무상보육 예산 부족분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한데 대해 “정치쇼”라며 박 시장에게 공개 맞짱토론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최 원내대표는 “공개토론에 나와 주시기 바란다. 박원순 시장의 교묘한 사실왜곡, 여론호도를 보며 우리 새누리당 의원들이 수차례 공개토론을 요구해왔다”며 “국민들에게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아직까지 이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상파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양당의 정책위의장, 박원순 시장, 기재부 장관이 국민 앞에서 토론을 벌이고 사실관계를 분명히 가릴 필요가 있다”며 “공개토론에 응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공개토론 제의에 박원순 시장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박 시장은 같은 날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더 나아가 “이 상황에 대한 얘기를 저는 하고 싶다”며 “저희들이 광고도 다했는데 말씀을 안 들으신다. 그래서 그렇게 했는데 방송까지 해주신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새누리당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환영 일색의 반응을 보였다.
박 시장은 구체적 토론 방식에 대해서는 추후 협의하면 될 것이라며 “어쨌든 저는 이런 것들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좀 알려지고, 또 어떤 시민들이 제대로 아시는 것은 필요하다, 그래서 그런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이처럼 적극적 환영의 뜻을 밝힘에 따라, 무상보육 공개 토론이 성사될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 토론이 열리게 된다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칼과 방패의 승부가 되기보다, 칼 대 칼의 혈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