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직을 맡았다 3개월여 만에 사임했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안철수 의원과 명확한 선 긋기를 했다.

최장집 교수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과 한국의 정당정치’ 학술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과 자주 연락하느냐”는 질문에 “안 한다. 끝났는데 뭘”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앞으로도 (안 의원과 연락을) 안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안 한다. 이제 나왔으니까”라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최 교수가 지난달 10일 이사장직을 사임한 직후, 정치권에는 안철수 의원과 최 교수 간의 불화설이 제기됐던 바 있다. 그러나 안 의원 측은 “정치적 확대 해석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정책네트워크 내일’ 내부적인 문제는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일’은 나의 의견, 주장, 아이디어가 관철되거나 수용되는 구조가 아니었다”며 사임이 사실상 내부의 문제 때문이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최 교수는 이날 학술회의에서 민주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민주화 이후 제도화를 위한 개혁 요구를 당이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면서 “운동권 진보파들인 신참 정치 참여자들과 옛날 민주당 지도부 간의 이념 갈등, 민주주의 이해에 대한 갈등으로 기존 제도가 다 해체하게 됐다”고 비판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최 교수는 “정당의 허약함 때문에 제왕적 대통령처럼 견제 없는 권력 사용이 가능해졌다. 지역주의 문제, 정치 불신도 정당의 허약함을 만든 결과”라며 민주당에 정당정치 강화의 필요성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