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승리21’의 대선후보를 거쳐 민주노동당 창당 주역으로 진보정치의 제도권화에 크게 이바지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10일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권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사단법인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람살이’ 출범식을 열어 “나는 이제 정당 정치를 마감했다. 이제는 그 길에 들어서지 않겠다”고 정계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권 전 대표는 다만 직업인으로서의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앞으로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등에 대한 시민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권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정당정치 차원에서 나간 것이 아니었다”며 “정권교체에 기여하는 길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경남지사 선거에 나가는 것이라 판단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전 대표는 “노동중심의 새로운 진보정당을 갈망한다”며 “새 진보정당 창당에는 노력하겠다. 그러나 정당정치의 틀 안에서 직책을 맡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새 진보정당이) 탄생된다면 평당원으로 가입할까 말까는 그 당의 모습을 보고 판단하겠다”면서 “그런 정당이 들어서길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진보진영의 전면적 쇄신을 촉구했다.
특히, 권 전 대표는 “민주노동당은 한때 20% 지지를 받았지만 분당됐고, 지금 진보정당은 사실상의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아울러, 민주노동당 분당 이후 2011년 창당된 통합진보당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나는 무엇을 할까 생각했고 진보정당의 통합에 몸을 던져야겠다며 통합을 호소했다”면서 “새로운 진보정당이 생기면 어떤 당직이든 하겠다고 했지만, 그런 정당은 탄생하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한편, 권 전 대표는 향후 계획과 관련해 “8년간 국회의원을 하면서 내가 서야할 곳은 허허벌판이라 생각했다”며 “고난의 길이지만 그 길이 고향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저는 이제 광야로 돌아가 열심히 하겠다”고 재야 정치에 몸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권 전 대표는 “보편적 복지는 2007년 대선을 거쳐 2012년에는 국가적 의제가 됐다”며 “대선이 끝나고 박근혜정부가 들어섰지만 박근혜정부는 보편적 복지를 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편적 복지를 이루는 데 삶을 받쳐야겠다”며 “그렇게 생을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