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세훈전 국정원장이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이 한국전력공사 사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의 뇌물비리 사건 첫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황보건설 황보연 대표는 "김 전 사장으로부터 원 전 원장을 소개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만남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현대건설이 2011년 현대차에 인수되면서 김 전 사장의 입지가 좁아졌고, 김 전 사장은 한전 사장으로 가고 싶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며 "다만 원 전 원장에게 얘기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찰이 원 전 원장과 황 대표의 문자메시지를 공개 했다.
문자메세지의 내용은 원 전 원장이 김 전 사장이 한전 사장에 임명되기 한 달전 황 대표에게 '지금 김 사장 접촉 노출하면 좋지 않음'이라고 보냈다.
그 후 황 대표는 김 전 사장이 선임되기 하루 전 '내일은 김중겸이 한전 사장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자신의 부인에게 보냈다. 그는 "원 전 원장이 내게 얘기해줘서 내정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이명박계보로 불려졌던 김중겸 전 한전사장의 선임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힘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장관직보다 더 실세가 차지하는 자리라고 소문난 한전 사장자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인사라는 것이다. 다만 원 전 원장은 직위를 이용하여 정보를 입수한뒤 생색내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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