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면 많은 주부들이 남은 명절 음식 처리로 골머리를 앓는다.
연휴 간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들을 버리자니 아깝고, 밥상에 내자니 질린다고 아우성치는 가족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명절 음식을 맛있는 요리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는 올바른 보관이 먼저다. 명절 증후군에 무턱대고 냉동고에 쑤셔 넣다보면 처치 곤란으로 주름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 음식 보관부터 철저히 해야…
명절에는 평소보다 보관할 음식이 2~3배가 많아진다. 이전에 냉장고를 미리 청소해두면 안정적이고 위생적으로 많은 음식들을 보관할 수 있다.
냉장고 안쪽에 따뜻한 물을 분무기로 뿌려 성에를 녹인 후 마른 걸레로 닦는다. 선반을 분리해 씻어내는 것이 좋으나 명절 뒤처리로 바쁠 때는 식초나 소다수를 이용해 닦아내도 확실한 살균효과를 누릴 수 있다.
냉장고 청소를 끝냈다면 투명한 밀폐용기를 이용해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음식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어떤 음식이 남아있는지 쉽게 알 수 있고, 음식을 찾기 위해 냉장고를 이리저리 뒤적거릴 필요가 없기 때문.
자투리 야채는 씻지 않은 상태로 신문지에 싸서 플라스틱 그릇에 담아 싱싱하게 보관하고, 전은 밀폐 보관하지 않으면 쉽게 상할 뿐 아니라 기름과 공기가 접촉하면서 산화작용을 일으켜 인체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만들게 되기 때문에 종류별로 구분해 랩에 싸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육류는 시간이 흐를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색이 변색되기 때문에 보관 전에 식용유를 살짝 발라주면 고기에 보호막이 형성되어 세균침투를 막아줘 보다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이 가능하다.
생선은 비린내 때문에 보관하기 가장 까다로운 식재료다. 생선을 보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기제거. 생선을 깨끗이 씻은 다음 거즈나 키친타올 등으로 물기를 꼼꼼히 제거한 후 소금을 뿌려 랩으로 꽁꽁 싸 밀폐용기에 넣어주는 것이 좋다.
여러 종류의 음식을 함께 보관하면 고약한 냄새도 골칫거리다. 냄새가 섞여 고약한 악취를 만들어 내고 오히려 악취가 음식에 배어 못 먹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숯, 우려내고 남은 녹차 또는 커피를 활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직접 하기가 번거로울 경우 시중에 판매중인 전용 탈취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 남은 음식을 근사한 별미음식으로
명절 가장 많이 남는 음식 종류는 단연 전이다. 오랜만에 일가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가정 마다 넉넉한 인심을 뽐내듯 소쿠리 넘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다시 가열하면 수분이 빠져 질겨지고 맛이 텁텁해지기 쉬우므로 다른 요리의 주재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전이 남았다면 찌개에 넣어 맛을 내도 좋다. 생선전, 표고버섯전, 두부전 따위를 한데 모아 모듬전골을 만들어도 궁합이 잘 맞는다.
참기름에 볶은 무채를 깔고 나물과 고기산적을 그 위에 올린 다음 물을 부어 끓이다가 먹기 직전에 각종 전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넣어 한소끔만 더 끓이면 된다.
또한 전과 튀김은 식용유에 바삭바삭하게 튀겨낸 뒤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여 중국식 탕수를 만들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이렇게 활용하기 좋은 전과 비슷하게 명절 상에 다양하게 오르는 것이 나물류다.
무, 소고기, 다시마 등을 넣고 푹 우려낸 제수용 탕국은 그 자체만으로도 맛있지만 훌륭한 육수이기도 하다. 여기에 남은 음식 중 숙주, 고사리 등 나물만 있으면 얼큰한 육개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물기가 많은 나물(숙주, 콩나물 등)을 제외하곤 튀김 재료로도 안성맞춤이다. 부재료로 옥수수나 새우 등을 곁들여 호박오가리나물이나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등에 튀김옷을 살짝 입혀 튀기면 일품 튀김 요리로 전혀 손색이 없다.
잡채가 남았다면 밀전병에 싸서 겨자 소스에 찍어먹거나 중국식 춘권처럼 튀겨도 좋다. 나물에 조갯살, 미더덕 등 해물을 넣어 시원한 국을 끓여도 별미다.
궁중에서 즐겨먹던 차례상의 단골메뉴인 산적이나 너비아니는 각종 채소를 곁들여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고소한 소스와 신선한 채소들이 너비아니와 어우러져 느끼함을 잡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