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돌연 연기하겠다고 21일 발표했다. 우리 공안당국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 북한과 밀약했다는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하고 있는데 따른 반발이다.
이와 관련,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상봉행사를 대화와 협상이 진행될 수 있는 정상적인 분위기가 마련될 때까지 연기한다”며 “우리를 모략중상하고 대결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도 미룬다는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조평통은 그러면서 “북남관계가 남조선보수패당의 무분별하고 악랄한 대결소동으로 하여 또 다시 간과할 수 없는 위기에로 치닫고 있다”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결과니, 원칙 있는 대북정책의 결실이니 떠들고 있고 금강산관광에 대해서도 돈줄 등을 언급하며 중상했다”고 반발했다.
특히, 이석기 의원 사태와 관련해 북한은 “내란음모사건이라는 것을 우리와 억지로 연결시켜 북남사이의 화해와 단합과 통일을 주장하는 모든 진보민주인사들을 ‘용공’, ‘종북’으로 몰아 탄압하는 일대 ‘마녀사냥극’을 미친 듯이 벌이고 있다”며 이석기 사태는 우리 정부의 조작극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남조선괴뢰들의 날로 가중되는 반공화국전쟁도발책동에 단호하고 결정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우리를 걸고 감행하는 반공화국모략책동과 통일애국인사들에 대한 온갖 탄압소동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조평통 서기국은 앞선 지난 6일에도 보도를 통해 이석기 사태와 관련, “괴뢰보수패당이 이번 사건을 우리와 억지로 결부시켜보려고 하는 것은 우리의 대화 평화 노력과 북남관계 개선 의지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며 용납 못 할 도발”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던 바 있다.
서기국은 “남조선 당국은 스스로 제 눈을 찌르는 어리석은 모략소동을 걷어치워야 하며 만일 계속 폭압 광란에 매달려 북남관계에 엄중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 전적으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심각한 통치위기를 모면해보려고 공안정국을 조성하면서 21세기 마녀사냥극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남조선 사회의 민주화와 북남대화, 북남관계 개선을 가로막기 위한 파쇼대결 광신자들의 일대 광란극”이라고 거칠게 반응했었다.
한편, 20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해외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의 자녀들을 귀국시키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 유학중 이적행위를 하는 등 비판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기류에 남북관계 훈풍도 여기서 멎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스런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