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입기가 무서워요!!!”
“치마 입기가 무서워요!!!”
  • 문충용
  • 승인 2005.10.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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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대학가 몰카, 도촬 성행
‘몰카’, ‘도촬’...이런 류의 말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리라. 몰래 타인의 사생활을 촬영한다는 말이다. 사실 이러한 사태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지만 최근에는 대학가 도서관이나 여학생 화장실에도 몰카나 도촬이 성행하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학가에서는 짧은 치마입기도 꺼려하고 화장실 한 번 가는데도 대단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아예 어떤 여학생은 학교에서는 화장실도 가지를 않는다고 하는데... 인터넷에서는 여학생의 속내의가 담긴 동영상이 떠돌고 있다. 흥겨운 가을 축제로 시끌벅적해야 할 대학가가 미니스커트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몰카와 도촬을 행하는 그들의 심리는 인간의 관음 욕구에 대한 단적인 분출이지만 당하는 자의 피해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엄청난 고통이다. ■ 학교내 미니스커트 경계령 취재 중에 만난 서울의 K대 여학생은 우연히 인터넷에서 자신의 얼굴과 치마속 모습을 몰래 촬영한 사실을 알고 아직도 정신적인 고통과 수치심으로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이 여학생은 현재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한 남학생을 찾아내 공식 사과문 게재를 요구한 상태. K대는 가장 먼저 문제가 불거진 학교이다. 얼마전 이 학교의 게시판은 무척이나 시끄러웠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공부하던 여학생이 맞은편 남학생의 카메라에 ‘도촬’된 것이었는데 이 여학생은 즉시 남학생에게 해당 사진 삭제와 도촬에 대한 ‘벌’로 도서관에 공개적인 사과문 게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 남학생은 ‘괜찮겠지’라며 여학생의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여학생은 결국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피해 사실을 올리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번지기 시작했다. 이 학교재학생 정모(여ㆍ21ㆍ경영학부2) 씨는 “이번 사건이 학생 사이에 떠돌면서 학교에서 짧은 치마를 입는 학생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특히 도서관으로 향할 때는 치마 입기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여대생 및 불특정 다수의 치마속 무차별 촬영 최근 인터넷 P2P(개인파일 전송) 프로그램 등지에는 도서관에 앉아 있는 한 여대생의 미니스커트 속이 적나라하게 촬영돼 시끄러웠다. 인터넷에 유포된 2, 3개의 동영상은 ‘A대’ ‘H대’ 도서관이란 제목을 달고 있으며 여대생 및 불특정 다수의 치마 속을 무차별적으로 담고 있다. 이처럼 여대생의 치마 속을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 공간에서 빠르게 번지는 이유는 최첨단 휴대폰이 불을 지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학생 사이에서는 휴대폰 카메라 촬영이 일반화한 지 오래다. 수도권에 위치한 K대 총학생회 측은 “우리 학교에도 얼마전 ‘도촬’ 사건이 발생해 학생들에게 주의를 요구하는 공지문을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했다”며 “문명의 이기가 결국 학생 간 신뢰에도 금이 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모 대학 도서관의 열람계장도 “여학생의 옷차림이 야해지면서 종종 학생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 휴대폰 카메라가 일반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성북경찰서는 얼마전 대학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로 여학생들을 촬영한 혐의로 대학생 박모(25) 씨를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이에 한 여학생은 “이제 학교에서 화장실 가는 것조차도 무서워요, 그래서 저는 아예 학교에서는 최대한 화장실 가는 횟수를 줄이려고 노력해요”라며 무척이나 불안한 심경을 내비쳤다. 아예 학교에서는 화장실을 가지 않는다는 여학생도 만날 수 있었다. 이제는 상아탑도 뚫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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