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말만 나오면 무조건 다 차별인가
남녀차별의 문제. 여성의 지위나 권위가 예전 같지 않게 많이 상승한 요즘 세상에도 ‘과연 그런 것이 아직까지 남아있을까?’하는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 옛날처럼 남존여비 사상이나 남아선호 사상 등은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이라는 본질적인 특성에 있어서 다른 것은 다를 수밖에 없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와 함께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발언들도 있어 각 사회의 여성단체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비난을 받고 있는 모습들도 종종 목격할 수가 있다. 남녀차별.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고 사회적 대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여권의 상승
과거 농경사회에서 여성들의 역할을 생각해보자. 사회적 활동이 극히 제한된 자급자족적 가족 공동체 사회 속에서는 여성의 역할이 비교적 한정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농사를 짓기 위해 많은 일손이 필요했기 때문에 심하게 말하자면, 여성은 노동 인력의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었다. 그러나 산업화, 도시화된 현대 사회는 그러한 여성의 역할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게 했다. 농사를 지을 필요도 없고, 무리할 정도로 노동인력을 잉태할 필요도 없어졌기 때문에 여성들에게도 시간적 여유가 생기게 되었고, 그것은 차츰 자기 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되기 시작했다.
남성들 이상으로 높아진 여성들의 의식수준은 결국 양성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기에 이르렀으며, 여성들 스스로도 정당한 경쟁을 통하여 남성들과 동등한 대우를 해 줄 것을 사회에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남성우위 사상은 쉽게 변화되지 않고 있으며, 급물살을 타고 여기저기서 불평등에 대해 소리치는 여성들의 목소리로 사회는 또 다른 갈등을 초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오히려 남성들이
길을 가며 “세상 많이 변했어.”라고 혼잣말을 하는 노인. 유흥가 주변의 밤은 예전처럼 남자들만의 밤이 아니다. 평등을 부르짖던 여성들이 원하던 평등이 결국 이런 것이었던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밤 문화는 ‘결코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술에 만취해 길가에서 구역질을 하고 있는 여성들을 볼 수 있는가 하면, 남자들도 조심스러운 노상방뇨를 하는 모습도 가끔씩 눈에 띈다. 이뿐인가 대로를 걸어가며 담배를 뻐끔뻐끔 피며 내뿜는 연기는 그야말로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꼴불견 중의 꼴불견으로 보인다.
얼마 전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속칭 “아빠방”에 대해 법제처가 남성 접대부 역시 여성 접대부들처럼 처벌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법제처의 이 같은 조치는 단적으로 보아서도 여성들의 권리가 상승함에 따라 긍정적인 면만이 아닌 부정적인 면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sn”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언론을 통해 이 같은 보도를 접하고 난 후 “여성들이 평등한 지위를 주장하며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부정적인 면이 나타나는 현실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라고 하는가 하면, "나도여자“라는 별칭을 사용하며 자신도 여자라는 것을 드러내 보인 한 네티즌은 ”언젠가 한국 여성들이 세계에서 가장 나쁜 것들만 1등을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를 보았어요. 저도 같은 여자지만, 몇몇의 사람들 때문에 한국 여자들 모두가 그렇게 보여 지는 것이 너무 씁쓸하네요.“라고 밝히며 아무리 남녀가 평등해진다 하더라도 여성들이 남성들의 잘 못된 문화를 따라하는 평등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같이 했다.
■여성 상위시대
어떻게 보면 여성들의 권위는 남성들의 그것보다 이제는 훨씬 앞서 있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너무 민감한 탓인지 남성들의 작은 농담 한 마디조차도 받아넘기지 못 하는 나름대로의 페미니스트들은 종종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남녀평등을 주장한다.
그러나 그녀들이 주장하는 평등. 그 평등의 개념은 무엇인가. 단순히 똑같이 대접을 받고, 똑같이 인식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가. 평등의 개념은 원래 법 앞에서의 평등과 동등한 기회를 부여 받을 수 있는 기회의 평등을 말함이 옳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사회주의식의 평등을 요구한다.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서 평등은 능력에 따른 차별이 원칙적인 평등이 되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신체적, 생리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평등은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서로에게 불합리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7일에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국가 인권위원회가 남녀평등에 대한 권고를 내린 사례가 있어 여론이 팽팽한 논쟁을 펼친 적이 있었다.
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번호를 부여하는데, 남학생들은 모두 앞 번호를 받고 여학생들은 뒷 번호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 누군가 인권위에 진정서를 내면서 이 같은 권고가 내려졌던 것이다.
이에 인권위는 이처럼 여학생에게 뒷 번호를 부여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남성이 여성보다 먼저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함은 물론이고, 여학생들로 하여금 내면적으로 소극적인 성향을 갖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권고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사소해도 너무나 사소할 수 있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인권위까지 나서서 사회적으로 문제화 시키는 것은 사회를 남성과 여성으로 양분시키는데 일조하는 것은 아니냐는 따가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바른 교육이 필요해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학생들부터 올바른 평등 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기자는 중고등학생들의 남녀평등 의식에 대해 알아보기 위하여 서울 시내에 있는 한 사설 학원에 찾아가 보았다.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약 20~30명 정도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고르게 섞여 있는 교실을 택해 들어가 학생들에게 자유스럽게 남녀평등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고 제안했다.
먼저 자신이 학교나 가정에서 “남녀차별”에 대해 겪어 본 사례나 느낌 등을 발표해보라고 했을 때, 머뭇거리던 학생들 중 한 여학생이 집에서 겪은 일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발표 학생의 가정에는 부모님과 자신 그리고, 세 살 차이가 나는 남동생이 있는데 부모님의 모든 사랑을 동생이 독차지 하고 있다며 이 것 또한 남녀차별이라는 의견을 내 놓았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교실 안의 학생들은 그 것은 남녀 차별이 아니라 누나로서 동생에 대해 질투하는 것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며 한바탕 웃어 버리고는 넘겨버렸다. 그리고는 여학생들이 스스로 남학생들보다 못 하게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느끼는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남학생들의 경우에는 여학생들과 차별을 심하게 받아 모욕감을 불러일으킨 적도 많았다고 대답을 해 의외의 반응을 듣게 되었다.
학교나 학원 등에서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던 체벌 문제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에 비해 너무 아프게 때린다든가, 청소시간에 그렇게 여학생들이 남녀평등을 주장하면 똑같이 무거운 것 들고, 똑같이 책상을 옮기고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여학생들은 힘든 일을 할 때면 빠져버리고 남학생들만 힘을 쓴다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개념들은 평등이나 차별과는 거리가 있는 대답들이어서 실질적인 평등의 개념에 대해서는 그 어떤 학생도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있지는 못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학교나 가정에서 어린 학생들을 바탕으로 올바른 평등의식을 심어주지 못 한 채 그들이 자라나 사회에 나와 엉뚱한 평등을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여성은 여성다움으로, 남성은 남성다움으로 본성에 충실하며 어우러지는 것이 진정한 평등인 것이지, 여성도 남성답고 남성도 여성답고 한 사회가 평등이 이루어진 사회는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달아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제대로 교육받고 제대로 가치관을 쌓은 아이들이 자라난 그 어느 시점에서는 우리 사회도 남녀간의 평등으로 인해 사회가 양분되고, 얼굴 붉히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까 한다.
아직도 부족한 우리 시대의 남녀평등 의식! 이젠 국가적, 사회적 차원에서 다양한 교육과 사회적 지원을 통해 올바르게 정립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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