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 투신자살
정몽헌 회장 투신자살
  • 박범용
  • 승인 2003.08.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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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에“유골을 금강산에 뿌려달라”
정 회장은 3일밤 11시30분경 사무실에 들어간 뒤 4일 오전 5시경 계동사옥 뒷편 화단에서 숨진채 경비원에게 발견됐다. 정 회장의 12층 사무실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중 한통은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에게 쓴 것으로 대북사업을 계속 추진해 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다른 한통은 가족들에게 쓴 것으로 자신의 유골을 금강산에 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정 회장의 시신은 4일오전 8시반경 현대아산중앙병원으로 옮겨졌다. 계동 사옥 현장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등이 나와 시신 수습과정등을 지켜보다 현대아산병원으로 갔다. 현대상선 등기이사로도 등재돼 있는 정 회장은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이끌고 있다. 정회장이 직접 경영을 맡고 있는 현대 아산은 올들어 금강산 관광 정부 지원금 199억원이 야당의 반대로 묶여 극심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정 회장은 대북송금과 관련해 공판을 받고 있었으며 박지원씨에게 건넸다는 150억원 비자금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정 회장은 지난 2000년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경영권분쟁을 벌이다 그룹이 자금난에 몰리면서 몰락해왔다. 현대그룹의 주력기업인 현대건설, 현대전자(현 하이닉스), 현대증권 등이 줄줄히 계열에서 이탈했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은 이후 북송금 특검 공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정상회담 예비접촉을 주선하는 등 북송금 과정의 전모를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인물인데다 특검조사에서 ‘정부지급분 1억달러'를 처음 진술한 인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도 일단 공판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필요할 경우 정회장에 대한 공소기각을 고려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지검은 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당직검사를 서울 종로 현대계동 사옥으로 보내 현장을 지휘토록 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정 회장 변사 현장을 신속하고 엄정히 수습, 처리하는게 필요하다고 보고 당직인 서울지검 유현식 소년부 검사를 현장으로 보내 사망경위 등을 정밀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정 회장 사인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될 경우 정 회장 시신에 대한 부검도 검토하고 있다. -다음은 정회장의 유서 내용- ◆ 김 사장에게 남긴 유서 = 명예회장님께는 당신이 누구보다 진실한 자식이었습니다. 당신이 회장님 모실 때 저희 자식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 명예회장님께서 원했던 대로 모든 대북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기 바랍니다. 당신, 너무 자주하는 윙크 버릇 고치세요.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은 행동을 했습니다... 어리석은 행동하는 저를 여러분이 용서해주기 바랍니다. ◆ 부인에게 남긴 유서 = ○○ 엄마. 모든 것이 나의 잘못입니다. 당신에게 모든 것만 남기는 군요. ○○, △△, ◇◇ 이 아빠를 용서하기 바랍니다. 어리석은 아빠를 용서하기 바랍니다. 나의 유분을 금강산에 뿌려주기 바랍니다. ○○야. 오늘 보니 더 이뻐졌더군. 나 때문에 너의 생활이... 사랑해. △△, 너를 볼 때마다 어른이 돼 가는 것을 느끼는 데 너는 굳건히 잘 살꺼야. ◇◇아, 너하고의 사랑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구나. ○○, △△, ◇◇, 엄마 잘 모시고 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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